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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황금개띠 재계 CEO들의 새해 포부] 1970년생 정의선·이부진, 中사드보복 뚫고 성장 질주 자신감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31 16:52

수정 2017.12.31 20:23

올해 40대 개띠 CEO 주목받아…박형원 두산밥캣 부사장 4세 경영
1958년생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 활약 기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노익장'
[무술년 황금개띠 재계 CEO들의 새해 포부] 1970년생 정의선·이부진, 中사드보복 뚫고 성장 질주 자신감

2018년 새해 무술년(戊戌年)은 황금 개띠의 해다. 1922년, 1934년, 1946년, 1958년, 1970년생의 개띠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무술년 새해는 안정 속 혁신을 꾀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쌓였던 대내외적 난관도 새해에는 순조롭게 풀어 나가도록 힘쓸 것으로 기대된다.

■40대 개띠 CEO 질주 예상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지난해 판매부진을 겪었던 중국.미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타개책 마련을 새해 최우선 경영과제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지난해 판매목표 825만대 달성에 실패한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실적회복을 통해 본인의 경영능력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정 부회장은 지난달 개최한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해외시장별 권역본부 설치를 통한 내실 강화방안과 신차 출시 등을 통한 시장 돌파구를 마련했다.
올해 첫 해외일정으로 잡힌 미국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는 자율주행차 등 그룹의 미래차 기술 비전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서 정 부회장으로 경영권 승계에 대한 '큰 그림'이 마련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고성능 브랜드, 미래차 개발 등을 이끌며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순환출자 고리 해소 등 규제가 승계 과정의 걸림돌로 지목되는 상황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중국의 사드보복 해제 이후 새해부터 성장에 매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 추진력이 강해서 '리틀 이건희'로 불리는 이 사장은 지난 2011년 삼성가(家) 후계자 중 처음으로 그룹 계열사인 호텔신라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린 이후 등기이사직을 유지하며 책임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 사장은 자신의 역량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사업권과 한국전통호텔 건립이라는 숙원사업을 해결하면서 대내외적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이 사장은 특히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새해에도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과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진행해야 하는 것은 부담으로 남았다.

1970년생 개띠 CEO인 박형원 두산밥캣 부사장은 두산가 4세 경영자다. 박 부사장은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차남으로 지난 2005년 두산인프라코어 차장으로 입사한 이래 주로 건설기계 부문 영업조직에서 일했다.

■개띠의 대명사 58년 CEO

개띠의 대명사인 58년 개띠 CEO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1958년생 중에선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과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이 꼽힌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미래에셋대우를 일본 노무라증권을 넘어 아시아 1등 증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단기금융업(발행어음)을 바탕으로 조달하는 자금규모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7조8000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크지만 일본 노무라증권의 자기자본은 28조원, 미국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은 100조원에 이르는 등 글로벌 증권사와는 격차가 크다.

미래에셋대우가 올해 단기금융업 인가 승인을 받으면 선두주자인 한국투자증권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초대형 IB 중 발행어음 여력이 가장 커 발행 규모가 증가할수록 이익 증가폭도 타사 대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최대 자본력을 확보한 미래에셋대우는 업계 양극화 및 과점화에 따른 대형사 수익성 개선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은 증권사 오너 중에서 가장 많은 배당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금융그룹은 간결한 지배구조,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 강력한 맨파워가 특징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국내 유일 보험지주사로 초기 보험 위주에서 최근 증권부문 급성장으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지난 2010년만 해도 중소형사였지만 빠른 시일 내 업계 상위권으로 성장했다.

58년 개띠인 류진 풍산 회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미국 특사단에 기업인 중 유일하게 합류하는 등 새해에도 대미 정부 교류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 조치를 강화하는 조치를 새해에도 쉽게 풀지 않을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한국 내 '미국통' 중 가장 현지 인맥이 탄탄한 류 회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풍산은 미국에도 제조공장을 두고 스포츠 탄약 등 방산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방산기업을 이끌고 있는 수장이라는 특성상 류 회장은 미국 정.재계 인사는 물론 군 참모들과도 친분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70~90대 개띠 CEO '노익장'

노익장을 과시하는 1922년생, 1946년생 개띠 CEO들도 아직 경영일선에서 활약 중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현재 경영 일선에 남아 있는 유일한 개띠 창업 1세대다. 일부에선 1~2년 정도 출생신고가 늦어 개띠가 아니라는 말도 있지만 호적상으로는 1922년생 최고령 개띠 경영인이다. 총괄회장은 평생의 숙원사업인 국내 최고층 롯데월드타워 신축을 2대에 걸쳐 달성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은 두 아들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과 오너 일가에 대한 재판 등으로 새해에도 힘겨운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우려된다.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두고서 법원이 성년후견인을 두도록 판결한 만큼 최종 재판 결과가 주목된다.


1946년생 개띠 경영자로는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이준호 덕산하이메탈 회장,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조병호 디와이 회장, 김영찬 뉴딘그룹 회장 등이 동갑내기다. 구 회장은 우리나라 비철금속업계 발전을 위해 기여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난 2015년 국내 최대 비철금속기업인 LS니꼬동제련의 회장과 한국비철금속협회장에 취임해 글로벌 경기불황으로 주춤했던 업계의 화합과 상생을 이끌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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