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지도가 바뀐다]

생존 넘어 성장으로… 운용·자문사 대주주교체 카드 꺼내든다

파빌리온인베스트, M&A 적극.. 핀테크종합금융그룹 도약 시동
새주인 맞은 칸서스.현대운용 '대체투자' 성장엔진으로 육성
삼성액티브-프랭클린템플턴, 합작사 추진 등 새 활로 모색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무술년 역시 운용사들의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 활황에도 펀드 시장 침체로 인해 운용사나 자문사들의 수익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피델리티, JP모간운용, UBS 등 굴지의 외국계 운용사들이 한국시장에서 리테일 사업을 접는 등 사업 재편에 들어갔다.

■중소운용사들, PE로 잇단 대주주 교체 '눈길'

지난해의 경우 모처럼 중소운용사들의 대주주 교체가 빈번하게 이뤄졌다. 특히 사모펀드(PEF)들이 운용사들의 새 주인으로 잇따라 교체돼 눈길을 끌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대표적인 운용사는 에셋원자산운용, 아시아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 등이다.

지난해 8월 홍콩계 글로벌 운용사인 파인브릿지자산운용의 대주주인 파인브릿지인베스트먼트는 신생 PE 레드메사를 상대로 파인브릿지운용 경영권 지분 100%를 넘겼다. 2010년 출범 이후 크게 성과를 내지 못한 파인브릿지운용은 이번 대주주 교체를 계기로 사명도 '에셋원'으로 교체하고 과거 동양자산운용 대표를 지낸 백창기씨를 신임 대표로 맞이해 재도약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 회계업계 거물로 꼽히는 윤영각 전 삼정KPMG 회장이 이끄는 PE 파빌리온인베스트먼트도 지난해 9월 부동산전문 운용사인 아시아자산운용 경영권 지분 32.7%를 인수했다. 윤 회장이 직접 아시아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해 경영 전반을 지휘하고 있다. 그가 인수한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회장은 운용사 인수에 이어 중장기적으로 증권사도 인수해 핀테크종합금융그룹을 지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여러 차례 매물로 등장했던 칸서스운용도 지난해 새 주인 찾기에 성공했다. 신생 토종 PE인 웨일인베스트먼트가 국내 1위 철도제어시스템 업체인 대아티아이를 전략적투자자(SI)로 유치하고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로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KB금융이 지난해 3월 공개 매각에 착수한 현대자산운용도 키스톤PE를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키스톤PE는 무궁화신탁, 오릭스PE, 코스닥 상장사 세화아이엠씨, 디에스티로봇 등 각 업권에서 두각을 보이는 업체들을 LP로 유치해 현대운용을 업계 상위권 대체투자전문 운용사로 도약시킨다는 비전을 밝혔다.

■하이자산운용 등 잠재매물

올해 역시 운용사, 자문사들의 새 주인 교체작업이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가 대세다.

하이자산운용도 지난해 모회사인 하이투자증권이 우여곡절 끝에 현대미포조선에서 DGB금융지주로 교체되면서 매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DGB금융지주가 계열 운용사인 DGB운용을 계열사로 두고 있어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만큼 하이자산운용을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자문형 랩 붐을 타고 한때 승승장구하던 자문사들 역시 새 주인 찾기에 동참했다.

자문업계 1세대 강자로 꼽히는 한가람투자자문도 지난해 말부터 매물로 나와 현재 매각작업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사는 기관들의 적극적인 러브콜로 2010년 당시 일임계약 자산이 1조5000억원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수익률 부진으로 고전했고 결국 매물로 시장에 나온 것이다.

이 밖에 올 상반기 중엔 그간 논의만 무성하던 삼성액티브운용과 프랭클린템플턴운용의 합작 윤곽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금투업계 고위관계자는 "중소형 운용사·자문사들의 경우 변화된 영업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주주 교체라는 카드까지 꺼내들어 쇄신하려는 행보가 올해 역시 가속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