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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 취임…"좌고우면 않고 법·원칙 따를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2 14:30

수정 2018.01.02 14:30

정치적 중립성·직무상 독립성 강조
"적극적 업무수행 중 과오는 면책할 필요도"
최재형 감사원장이 2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2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재형 신임 감사원장이 2일 취임 일성으로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 수호'를 강조했다. 또 폭넓은 규제해석을 통해 공직자가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원장은 이날 서울 북촌로 감사원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열고 "국가최고감사기구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무엇보다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의 독립성을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우리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것만이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며 성공적인 국가 운영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힘줘 전했다.

아울러 규제해석과 관련해선 "감사원 내 적극행정을 지원하는 전담 조직을 설치해 적극적인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과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면책시키고 감사과정에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함은 물론 감사결과에 대한 불복 신청도 전향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공식 취임했다. 전임 황찬현 감사원장이 퇴임한 지 32일 만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를 회고한 최 원장은 "그 과정에서 감사원에 대해 국민이 거는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면서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감사원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감사원 △근원적인 대책을 모색하는 감사 수행 △국가최고감사기구의 구성원으로서의 바른 자세와 능력 견지 등을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최 원장은 북핵 위협으로 인한 외교·안보 불안과 인구절벽, 고령화, 청년실업 등 산적한 경제·사회적 과제를 언급하며 "어려운 때일수록 공직자가 사명감을 갖고 능동적으로 일해야 하며 감사원도 공무원이 능동적으로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겠다"고 했다.

또 '사후 적발식 감사'에서 '예방적 감사'로의 변화를 촉구했다. 최 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시책이나 사업의 입안단계부터 집행에 이르기까지 전(全) 과정을 꼼꼼히 살펴 원활한 정책 운용을 저해하고 예산의 낭비를 초래하는 잠재적 위험요인을 사전에 방지하는 예방적 감사를 실시하는 데도 역점을 둬야 하겠다"고 했다.

최 원장은 '감사원 구성원으로서의 바른 자세와 능력'으로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을 제1 요소로 꼽으면서도 전문성, 청령섬, 도덕성, 사명감, 긍지 등도 주문했다. 그는 "국가의 행정기능이 날로 전문화돼가는 현실에 맞춰 감사기능도 보다 전문화돼야 한다"면서 "우리 스스로가 다른 어떤 기관보다 더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을 갖추고 우리가 하는 직무에 대한 사명감과 긍지를 가져야 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최 원장의 취임사 전문.

친애하는 감사원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제24대 감사원장의 중책을 부여받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최고의 능력과 사명감을 갖춘 여러분과 함께 일할 수 있게 된 것을 더없는 영광으로 생각하며, 감사원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과 기대를 생각할 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친애하는 감사원 구성원 여러분!
저는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동안, 또 청문회 과정을 통해 감사원에 대해 국민들이 거는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저는 감사의 궁극적인 목적이 공직사회가 일을 제대로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국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감사원이 목표로 삼고 지향해야 할 바를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우대받는 공직사회를 만들어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감사원"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 나라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오늘의 번영을 누리게 된 과정에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공직자들의 헌신적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북의 핵위협으로 야기된 위중한 외교·안보상황 속에서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 급격한 고령화, 청년실업, 새로운 성장동력의 모색 등 해결해야 할 경제·사회적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와 같이 어려운 때일수록 공직자들이 사명감을 갖고 능동적으로 일해야 하며 감사원도 공무원들이 능동적으로,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감사원 내에 적극행정을 지원하는 전담 조직을 설치하여 적극적인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과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면책시키고, 감사과정에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함은 물론 감사결과에 대한 불복 신청도 전향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를 받는 공직자와 피감기관이 깨끗하고 효율적인 공직사회를 함께 만드는 동반자라는 인식하에 진솔하게 소통하면서 무엇이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길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개선대안을 제시하는 데에도 힘써야겠습니다.

둘째, 정부의 각종 민생시책 및 주요 정책을 꼼꼼히 살펴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감사원"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국민들의 안전한 삶을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입니다.

감사원도 현장 중심으로 면밀히 점검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역점을 두고 감사를 실시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복지, 일자리 등 민생 분야에 대해서는 관련 예산이 효율적으로 집행되는지 세심히 살펴,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감사를 수행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사후 적발식 감사에서 벗어나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시책이나 사업의 입안단계부터 집행에 이르기까지 전(全) 과정을 꼼꼼히 살펴, 원활한 정책 운용을 저해하고 예산의 낭비를 초래하는 잠재적 위험요인을 사전에 방지하는 "예방적 감사"를 실시하는 데도 역점을 두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모든 과정에서 단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피감기관과 함께 드러난 문제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한 번 더 살펴보고, 보다 "근원적인 대책을 모색하는 감사"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아직도 일각에서는 공기업의 채용, 각종 계약·인허가 등 과정에서 공정한 사회질서 확립을 저해하고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각종 부조리와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부조리와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여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국민들의 상실감을 해소하는 데에도 진력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국가최고감사기구의 구성원으로서의 바른 자세와 능력을 갖춰야겠습니다.

국가최고감사기구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무엇보다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의 독립성을 지켜내야 합니다.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좌고우면하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우리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것만이 우리 조국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며, 성공적인 국가 운영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다음으로 국가의 행정기능이 날로 전문화 되어가는 현실에 맞추어 우리 원의 감사기능도 보다 전문화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국가최고감사기구의 구성원인 우리 스스로가 다른 어떤 기관보다 더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을 갖추고, 우리가 하는 직무에 대한 사명감과 긍지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사명감과 긍지를 가지고 소신껏 일하실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드는 데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친애하는 감사원 구성원 여러분!
지금은 조금 힘들더라도 대한민국이 오늘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랑스러운 나라로 우뚝 섰을 때 우리의 자녀들에게 이 나라가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일어설 그 때 그 감사원에 내가 있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감사원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감사합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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