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화 '1987' 흥행 영향... '박종철 기념관' 시민 발길 이어져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3 10:57

수정 2018.01.03 12:14

▲ 서울시 용산구 갈월동에 위치한 옛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현 경찰청 인권센터)의 모습. 당시 치안본부 대공분실은 정문을 항상 막아뒀으며 뒷문을 통해 출입했다./사진=정용부 기자
▲ 서울시 용산구 갈월동에 위치한 옛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현 경찰청 인권센터)의 모습. 당시 치안본부 대공분실은 정문을 항상 막아뒀으며 뒷문을 통해 출입했다./사진=정용부 기자

지난해 12월 27일 개봉한 영화 '1987'이 관객 수 250만을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영화의 배경이자 박종철 열사가 숨진 옛 남영동 대공분실 건물(현 경찰청 인권센터)에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일 박종철 기념관을 관리하는 경찰청 인권센터는 지난해 마지막 한 주 동안 시민 약 200여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이는 영화 개봉 전까지 발길이 뜸했던 이전과 비교해 수배가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이전에는 관람객 대부분이 시민단체 관계자를 비롯한 중장년층이 대다수였다면 최근엔 아이를 데리고 오는 가족단위나 젊은 층 관람객 비중이 크게 늘었다.


옛 남영동 대공분실은 1970~80년대 대표적인 고문기관으로 악명을 떨치던 '남영동 대공분실'이 있던 건물이다. 1985년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이곳에 끌려와 전기 고문을 받았으며, 1987년에는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숨지기도 했던 경찰 고문수사의 상징적인 장소다.

▲ 추운 날씨에도 박종철 기념관을 방문한 시민들.
▲ 추운 날씨에도 박종철 기념관을 방문한 시민들.

▲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숨졌던 5층 옛 조사실 509호의 모습
▲ 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으로 숨졌던 5층 옛 조사실 509호의 모습

2005년 경찰청은 과거를 반성하고 인권 경찰로 거듭나겠다며 ‘경찰청 인권보호센터’로 현판을 바꿔 달았으며 현재는 시민에게 개방해 민주주의와 인권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1층 인권센터 역사관과 4층 박종철 기념관이 있으며 5층은 박종철 열사가 숨진 509호를 비롯한 옛 조사실 모습 그대를 보존했다.

박종철 기념관은 고 박종철 군의 유품과 1980년 당시의 시대상황을 알 수 있는 사진 및 언론기사 자료 등을 전시한 66㎡ 규모의 시설이다. 이외에도 안밖을 제대로 볼 수 없도록 한 좁고 긴 창문, 피의자가 끌려와 5층 취조실로 곧바로 연결되는 나선형 계단 등이 눈여겨봐야 할 특징이다.

지난해 12월 30일 아이와 함께 기념관을 찾은 주부 이 씨는 "영화를 보고 관련 내용을 읽다 기념관이 있단 걸 알고 찾아왔다.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역사교육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대구 매천동에서 단신으로 왔다는 김 군(18)은 "원래 윤동주문학관을 가려다 영화를 보고 이곳을 찾아왔다"라면서 "지난해 촛불집회를 여러 번 참가하다 보니 역사와 정치에 관심이 많다"고 방문 동기를 말했다.

이어 그는 "정말 영화와 똑같다.
실제 장소에 와보니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신 운동가들에게 존경심이 든다"라고 전했다.

경찰청 인권센터 관계자는 "영화의 힘이 크다.
경찰청은 관람객이 관람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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