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현장르포] 최저임금 시간당 7530원..인건비 줄이기 본격화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2 15:45

수정 2018.01.02 16:59


정부가 이달부터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지난해보다 16.4% 크게 올리면서 '인건비 폭탄'을 맞게 된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외식업계 등이 연초부터 초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이달부터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지난해보다 16.4% 크게 올리면서 '인건비 폭탄'을 맞게 된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외식업계 등이 연초부터 초비상이 걸렸다

"작년까지 5명을 쓰던 매장 아르바이트생을 새해부터는 3명으로 줄였어요. 가뜩이나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었는 데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니 어쩔수가 없었어요. 아르바이트생을 줄인 만큼 운영시간도 줄일 생각입니다."(서울 영등포구의 프랜차이즈 카페 주인 김모씨)
이달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지난해보다 16.4% 큰 폭으로 뛰면서 인건비 폭탄을 맞은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등의 유통업계가 새해 벽두부터 인건비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인건비 상승분을 가격 인상으로 보전받는 곳이 있는 가하면 매장 운영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인력을 줄이는 곳까지 속속 나타나고 있다.

■편의점 직원 줄이고 야간 문닫고
2일 서울 동작구에서 만난 김모씨는 지난해까지 3개를 운영하던 미니스톱 매장을 최근 1개로 줄였다.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기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해까지 한 개 매장은 모든 시간을 아르바이트생으로 쓰고, 한 개 매장은 절반만 쓰고, 나머지 매장은 전부 내가 운영했다"며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을 쓰던 두 개 매장을 모두 정리하고 남은 한 개 매장도 야간에는 문을 닫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이 오른 상태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쓰면 정산금 400만~450만원에서 270만원 이상이 인건비로 나가 부담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내놓은 상생안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CU는 본사 발표 기준으로 상생 지원금이 향후 5년간 1조500억원에 달한다. GS25는 5년간 9000억원의 지원금을 약속했다.하지만 가맹점주들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금액은 크지 않다는 분위기다.

동작구에서 GS25를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피부에 와 닿는 지원정책은 매달 20만~30만원씩 나오는 전기요금 수준"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업종별로 차등화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지역 CU 가맹점주 역시 "최저수입 보상액 120만원 증액, 월 최대 30만원 폐기지원금 등 상생안 내용이 신규 점포 지원에 치중돼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정부의 지원책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다른 가맹점주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점포에 한해 정부 지원이 이뤄지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경우 점주가 권해도 아르바이트생이 거절하는 경우도 많다"며 "4대보험 가입 비용을 아르바이트생도 반을 부담해야 하고 고용보험에 가입할 경우 아르바이트생의 부모님이 연말 소득공제시 인적공제를 받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 인원 감축에 요금 인상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생 비중이 큰 커피전문점들도 울상이다. 영등포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가맹점주 김모씨는 최저임금 인상이 발표되고 아르바이트생을 5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그는 "차라리 속편하게 아르바이트를 하는게 낫겠다"며 "더 이상 안오르는게 최선이겠지만 지금도 인건비를 감당하긴 힘들어 직접 운영하는 시간을 대폭 늘렸다"고 말했다.

외식업체들은 가격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KFC는 지난해 12월29일부터 치킨, 버거 등 24개 메뉴를 100원부터 최대 800원까지 인상했다. 설렁탕 전문점 신선설농탕도 설농탕 가격을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000원(14.3%) 인상했고 놀부부대찌개도 최근 대표 메뉴인 부대찌개 가격을 기존 7500원에서 7900원으로 5.3% 올렸다.

■아르바이트생,일자리 잃을까 전전긍긍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가 예상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예상과는 달리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모씨(32)는 "당장 잘린다기 보다는 이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알바몬', '알바천국' 등에 올라오는 아르바이트 자리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정씨는 "예전엔 하루에 열개 이상씩 올라왔다면 지금은 거의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빵집 운영이 더 어려워지면 쫓겨날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이환주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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