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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원화 강세, 2018년 환율 어디로 가나?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2 16:14

수정 2018.01.02 16:14

원화가치가 새해 첫 거래일부터 강세를 보였다. 달러당 원화환율이 1060원대 초반까지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회복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은 연중 1050원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기업들은 환차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 원화가치 기준으로 '상고하저'형 흐름이 예상된다.

■1060원대 초반으로 급락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61.2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전 거래일인 지난해 12월 28일 종가(1070.5원)보다 9.3원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3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단기적으로 보면 최근 달러와 가치의 하락과 함께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완화가 완화 초강세를 이끌었다. 전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 올림픽에 대표단 파견도 가능하다"고 언급하는 등 북한 리스크가 완화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또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 최근 원화는 위안화와 동조화 경향을 보인다.

'원화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부터 수출을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과 개선된 거시지표 등이 여전히 원화 가치를 높이는 중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100원을 하회하는 현재의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며 "달러화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외환시장과 그것을 포함하는 위험자산 선호는 원화 강세 환경을 지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우리나라 외환 당국도 환율 하락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선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우려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환율 흐름에 대해 "급격한 변동에 대해서는 정부가 대처해야겠지만 일단 전체적으로는 시장에 맡기겠다"며 "원론적인 말이지만 여러 대내외 여건도 있어 계속 긴밀히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올해 원·달러 환율이 1050~1160원대에서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하반기 들면서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의 영향으로 원화 강세 현상이 누그러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기업들 환차손 우려 커져
수출 호조에도 원화강세 현상이 뚜렷하면서 기업들의 우려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2018년 수출기업의 경영환경 전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 기업의 경영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이슈로 응답기업의 48.4%가 환율 변동 심화를 꼽았다. 기업들이 계획한 내년도 사업계획 환율은 달러당 평균 109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대다수의 기업들은 환 리스크를 충분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58.4%는 현재 환 리스크를 전혀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한 것이다.

한국은행의 '2017년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12월 제조업 업황BSI는 81로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원화 강세의 영향으로 기업의 체감 경기가 크게 악화됐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원화 강세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오히려 1월에는 미국의 인프라 투자 등 트럼프의 추가 정책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아 급격한 원화 강세는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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