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채권·IB

[채권-장전] ECB 정책 경계감 속에 일제히 뛰어오른 글로벌 금리

장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3 07:47

수정 2018.01.03 07:47

채권시장이 3일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약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새해를 맞아 미국과 유럽의 금리가 일제히 오르면서 국내시장에도 영향을 줄 듯하다.

우선 지난 연말 윈도우드레싱으로 하락했던 미국채 금리는 반등했다.

ECB가 올해 들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가운데 ECB 관계자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이어지고 유로존 금리가 뛰자 미국 금리도 이에 반응한 것이다.

코스콤 체크(3931)를 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25bp 오른 2.4617%, 국채30년물은 7.22bp 속등한 2.8145%를 나타냈다. 금리정책 전망에 민감한 국채2년물도 4.03bp 오른 1.9233%를 기록하는 등 금리가 전반적으로 올랐다.


연말 효과가 진정된 뒤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감, 유로존의 정책 변화 등으로 금리가 일제히 오른 것이다.

독일 분트채 10년물 수익률은 3.84bp 오른 0.4637%로 10주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영국 길트채 10년물 수익률은 9.64bp 급등한 1.2841%를 기록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의 금리도 일제히 오르는 등 새해를 맞아 글로벌 금리가 뛰는 모습을 보였다.

ECB의 자산매입 축소는 예고된 사안이지만 중앙은행이 채권매입 규모를 줄이는 데 따른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다. ECB는 월간 자산매입 규모를 600억유로에서 300억유로로 줄여서 9월까지 매입을 계속한다.

최근 독일의 물가가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ECB 관계자 사이에선 9월에 끝나는 자산매입을 다시 연장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면서 금리 상승을 견인했다.

ECB의 브누아 꾀레 이사는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2조5500억 유로 규모의 자산매입프로그램이 올 9월 만료된후 연장되지 않을 이유가 있다"면서 연내 자산매입 종료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물가가 목표수준에 도달하기는 어렵지만 오름세를 키우는 가운데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ECB가 자산매입을 끝낼 수 있다는 인식이 부각된 것이다.

국내에선 올해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있으나 한은은 일단 신중한 스탠스다. 지난 11월에 금리를 올려 기본적인 '숙제'는 한 가운데 추가적인 인상 시점에 대해 한은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전일 국내시장은 단기물 위주의 강세를 나타냈다. 이주열 총재가 "금리인상을 퇴임시점과 연관시키지 말아달라"는 발언을 한 가운데 3년 이내 비지표물과 은행채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연말 시즌 금리가 다소 오른 점 등으로 새해를 맞아 단기 위주로 매기가 들어온 것이다.

정치적 재료로는 대북 관계 화해 무드가 주목된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평창 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한국 정부는 다음주 고위급 회담을 열 것을 제의했다. 우리 정부는 장소와 시간 등에 구애받지 않고 회담을 할 의사를 밝혔다.

한반도 지정학적 우려가 해소돼 외국인의 국내 증권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다면 주식, 채권 등 한국물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지난해 북한 리스크로 주식, 채권, 원화가 트리플 약세를 보인 적인 바 있어 이번엔 반대의 경우를 예상해 볼 수 있지 않나하는 기대감도 있다. 전날 달러/원 환율이 급락한 가운데 원화의 추가 강세 여부, 외국인 동향 등도 관심이다.


한편 새해를 맞아 이날 오후엔 경제부총리, 한은 총재 등이 범금융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한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