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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견조한 한국물과 금융시장 연초 장세

장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3 14:38

수정 2018.01.03 14:38

새해 첫거래일인 전날 주가와 원화는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냈다. 채권은 다른 나라 금리가 뛰어도 수급 요인에 의해 크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연초가 갖는 특유의 기대감이나 자금 집행, 북한과의 화해 분위기 등이 겹쳐 금융시장의 한국물은 조용하지만 힘 있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 등이 나오고 있다.

▲ 주식, 돋보이는 코스닥
새해 첫 거래일 주식시장에선 코스닥이 돋보였다.

2일 코스닥지수는 14.03p(1.76%) 오른 812.45포인트를 기록하면서 2007년 10월 31일 이후 10년 2개월만에 810포인트를 넘어섰다.

IT와 제약업종 등이 주축이 돼 지난 연말부터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선 정책 기대감이 지속적으로 작용하고 있는데다 외국인 매수까지 겹쳐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높아 현재로선 정책, 수급, 실적 기대 등 삼박자가 어우러진 모습이다.

과거 5년간 코스닥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1월에 모두 올랐다. 이같은 연초 효과도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재차 2500선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11월 2550선으로 올랐다가 조정을 받은 뒤 다시 오르고 있다.

일단 코스닥 시장에선 정책 기대감이 상당히 큰 편이다. 실적이 얼마나 뒷받침될지 주목된다. 아울러 최근 급등에 대한 경계감도 적지 않다.

투신권의 한 주식매니저는 "코스닥 활성화라는 정책 기대감으로 코스닥이 상당히 올랐으며, 코스닥150 등은 과열 냄새도 난다. 하지만 기업 실적 발표 전까지 이 분위기에 해코지를 할 요인들도 제한적"이라며 "코스닥은 수급으로 버텨 볼 듯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피 쪽도 생각보다 강하다. 연말의 배당락 감안시 실질적으로 지수는 100p 가량 올랐다"면서 "IT, 자동차 쪽은 묶어놓고 소재나 시크리컬한 종목들이 받치는 형국인데, 지수가 제한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순환매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스닥 활성화 대책 발표 전까지 중소형주가 나아 보인다. 대책 발표 후엔 꽤 차익실현도 나타날 것"이라며 "환율도 중요한데, 달러/원이 1050원에서 받쳐주면 수출주, IT주 등을 중심으로 재차 리바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환율 때문에 실적에 생채기가 날 수 있는 종목들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채권, 대외 금리 일제히 올라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
채권시장에선 수급 요인 등이 작용하면서 금리 상승폭이 제한적이다.

새해 첫 거래일에 3년 이내 비지표물과 은행채 등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짧은 구간 위주로 견조한 거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부터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는 등 ECB에 대한 경계감이 나타나면서 미국, 유럽 금리가 일제히 뛰었으나 국내는 수급 요인 등이 작용하면서 장이 잘 안 밀리고 있다.

작년말 템플턴으로 추정되는 대형 외국인의 매도로 장이 밀리기도 했으나 이 펀드가 지난해 분기말에 포지션을 줄였다가 다시 들어오는 패턴을 보인 점 등을 감안하는 모습도 보였다. 템플턴 자금 이탈보다는 재유입에 무게를 싣는 모습들도 보였다.

연초 시장엔 지난해 연말 상황에 대한 반작용이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외 금리가 오르고 있는 모습에 긴장하기도 한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수은채 1년 입찰과 통안2년 입찰 등 단기물 입찰이 성공적으로 끝나 단기물 전반이 강한 가운데 외국인도 3년선물을 사면서 장을 받치고 있다"면서 "연말에 자금집행을 미룬 부분이나 연초의 수요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채권을 사야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장기물이 약한 편이어서 단기가 계속 끌고 가기는 어렵다"면서 "대외 금리가 오르고 미국 재정정책에 대한 부담도 있어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같다. 일단 연초 트리플 강세 느낌도 좀 났다"고 덧붙였다.

▲ 달러/원 1060원대로 급락
달러/원 환율은 새해 첫 거래일에 9.3원 하락한 1061.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2014년 10월30일에 기록한 1055.50원 이후 3년 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간 것이다.

전체적으로 글로벌 달러 강세라는 큰 그림이 작용하는데다 위안화를 위시한 아시아 통화 강세 무드가 원화 강세에도 영향을 줬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평창 올림픽 참가 시사나 정부의 회담 제의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누그러진 것도 달러/원의 하방압력을 키웠다.

지난해 11월초만 해도 70bp를 넘던 크레딧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5년기준)은 현재 50bp대 초반 수준으로 내려왔다. 전체적으로 한국물에 대한 대외적 시각이 안정적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만 북한과 관련해서 미국 언론에선 미사일 실험 징후 등을 보도하거나 회의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하락속도가 상당히 빨라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도 작용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환율 하락속도에 대한 경계감을 표출하기도 한 가운데 좀더 내려가면 기존의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1050선이 대기한다.

전일 급락했던 달러/원은 이날 1060원대 중반으로 반등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급락해 당국의 개입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있으며, 수입업체 결제물량 등이 환율 하락을 일단 제어할 수 있다"면서 "다만 문제는 글로벌 달러 약세와 외국인 자금의 지속적인 주식시장 유입"이라고 밝혔다.

당장 추가 급락은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 등 주변 여건상 환율이 크게 되오르기는 어려운 환경이라는 진단이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일단 1070원선을 보면서 매수할만 했는데, 환율 반등폭도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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