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크고 강력한 핵단추"를 강조하며 전날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휘두른 핵공격 위협을 받아쳤다. 동시에 미 정부는 북한과 대화가 여전히 무의미하다며 최근 김 위원장이 한국 정부에 내민 유화적인 손짓이 한·미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술책일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이 핵단추가 항상 자기 책상위에 있다고 말했는데 이 고갈되고 굶주린 정권의 누군가가 김정은에게 나(트럼프) 역시 핵단추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썼다. 그는 "내가 가진 것은 김정은이 가진 것보다 훨씬 크고 강력하며 실제로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남북 간 대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강경책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고 한국 정부와 대화를 제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핵단추 언급에 앞서 본인 트위터에 "경제제재 및 다른 압박들이 북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북한 병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으로 도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로켓맨(김정은)이 처음으로 한국에 대화를 요청했는데 좋은 소식일 수도, 나쁜 소식일 수도 있지만 일단 지켜보겠다"고 적었다.
AP통신에 따르면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양자가 대화하길 원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그들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김정은이 미국과 다른 우방 사이를 이간질하려 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니케 헤일리 유엔주재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기 위해 뭔가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어떤 대화도 진지하게 보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사라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도 2일 첫 브리핑을 통해 "미국의 대(對)북정책은 변함이 없으며 북한의 변화를 위해 최대한의 압박을 계속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CBS 방송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같은 날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해 11월 미사일을 발사했던 평양 외곽에서 또다시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징후가 감지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북한이 새해 들어 머지않아 새로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헤일리 대사는 해당 보도에 대해 "그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만약 일어난다면 우리는 북한 정권에 더 강경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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