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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 잊지말자"… 정치권에 부는 영화 '1987' 바람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3 16:12

수정 2018.01.03 16:49

정치권에 1987년 '6월 항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1987' 바람이 불고 있다. 여야 정당이 앞다투어 관람에 나섰다. 개헌과 정치개혁 등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높은 가운데 '87년 체제'를 곱씹고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되새김으로써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삼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당 소속 의원 및 지역위원장, 당직자들과 함께 영화'1987'를 관람했다.

1987년 민주항쟁을 되새기며 87년 개헌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국민의당 측은 설명했다.

영화 '1987'은 6월 항쟁을 배경으로 그해 1월에 발생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부터 시작해 이한열 열사의 죽음으로 1987년 민주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안 대표는 관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1987년은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왔던 때"라면서 "그리고 그 시기가 대한민국 민주화에 정말 중요한 이정표가 된 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 30주년 된 개헌이 이뤄진 해이기도 하고, 30년 지난 올해 다시 또 개헌을 앞두고 있다"며 "지금 국회에서 합의가 잘 되고 있지 않지만 이제 이 영화 보면서 다시 한번 더 대한민국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렇게 현재의 민주화된 대한민국 되었는지 다시한번 더 되새겨보고 그때 그 정신들, 참여했던 많은 분들의 생각을 되새겨보는 계기를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관람에는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 등도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오는 9일 단체 관람을 계획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연말, 관람 예정이었지만 국회 본회의 등으로 인해 한 차례 순연한 바 있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해서 "87년 체제 속에서 살아오고 그 시대의 중심에 있었던 원내지도부가 많다"며 "특히 87년도가 갖는 의미와 민주당이 지향하는 바가 같은 만큼 영화를 통해 민주화운동의 기억을 되새기는 등의 시간을 갖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고 취지을 설명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이정미 대표와 당원·지지자들이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이 자리에는 영화 제작사인 ㈜우정필름의 이우정 대표와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 김학규 사무국장도 함께했다.

정의당은 "이번 단체관람은 영화 속 배경인 30년 전 직선제 개헌 시절을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지금, 촛불 개헌 세대에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영화 1987 정식 개봉 이후 원내 정당의 최초 대관 관람"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외에도 지난달 28일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문무일 검찰총장, 이철성 경찰청장이 영화를 동반 관람한 바 있다.

김 장관은 관람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침착하려 애써도 가슴이 뛰고 눈물이 났다.
1987년 6월의 기억이 되살아났다"며 "늘 소중히 보듬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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