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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12년만에 2차 드래프트 대이변 일어날까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3 19:43

수정 2018.01.03 19:43

한화, 2차 지명 1라운드서 '좌완' 이승관 지명
12년전 '괴물 신인' 류현진 선택권 행사 떠올라
올해 강백호.양창섭.이승헌 등 이변 주인공 많아
양창섭
양창섭

강백호
강백호

지난 9월 11일 모 호텔 그랜드볼룸. 한화가 2차 지명 1라운드서 이승관(장충고)을 지명하자 탄식 소리가 새어나왔다.

한화는 1라운드 네 번째 선발권을 가지고 있었다. 강백호(서울고-kt), 양창섭(덕수고-삼성), 이승헌(마산 용마고-롯데)의 이름이 차례로 불려질 때만해도 장내는 조용했다.

예상된 수순이었기 때문이다. 정석처럼 진행되던 순서는 한화의 차례에 와서 출렁거렸다. 한화가 지명한 좌투수. 언뜻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2006년 프로야구 드래프트서 한화의 2차 지명 1라운드 선택 역시 좌투수였다.

그해 신인 드래프트의 최대어는 단연 한기주(당시 광주 동성고)였다. KIA는 1차 지명한 한기주에게 역대 가장 많은 10억원의 계약금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정작 프로야구를 뒤흔들어놓을 투수는 2차 지명에 숨겨져 있었다.

류현진(당시 동산고)이었다. 한화보다 먼저 선택권을 행사한 롯데는 광주일고 투수 나승현을 잡았다. 아뿔싸. 류현진은 입단 첫해 18승 6패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며 '괴물 시대'를 열었다. 나승현은 프로 통산 1승 16세이브.

2018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는 어느해보다 많은 유망주들을 선보였다.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즐비하다. 그들 가운데 12년 전 류현진의 2차 드래프트 이변을 재현할 후보는 누굴까.

이승관은 1년 전만해도 중견수로 뛰었다. 그 점에서 한화의 레전드이자 200승 투수 송진우와 닮았다. 경력이 짧아서인지 어딘가 투구 폼이 어색하다. 그 점은 단점이면서 오히려 장점으로도 평가받는다. 한화는 당장의 활용도보다 먼 장래를 보고 그를 선택한 듯.

제4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 '최동원상'에 빛나는 강백호는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이른바 2도류 선수다. 지난해 4할 타율(102타수 43안타)과 2점대 평균자책점(2.40)을 기록했다.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투수, 타자 어느 쪽을 택할지 답이 나올 전망. 현재로는 타자 쪽이 유력하다.

양창섭은 완성도 면에서 만점을 주기 충분하다. 140㎞ 후반의 빠른 공과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당장이라도 불펜 투수로 활용 가능하다. 경북고 시절 박세웅(롯데)으로 보면 된다. 혹사 논란으로 인해 1차 지명은 물론 2차 1순위에 지명되지 못했다. 삼성에겐 굴러온 복덩이가 될 듯.

이승헌은 압도적 체격(195㎝ 100㎏)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투구 폼을 지녀 발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62⅔이닝을 던져 7승1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 SK의 선택을 받은 조성훈(청원고)도 멀리 내다 본 선택. 187㎝ 80㎏의 후리후리한 체격에 살이 붙으면 대형 투수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녔다.

KIA 좌완 김유신(세광고), LG 성동현(장충고), 두산 박신지(경기고)도 이변의 주인공으로 등장할 충분한 가능성을 지녔다.
넥센은 1라운드서 상무를 제대한 투수 김선기, NC는 포수 김형준(세광고)을 선택했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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