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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회공헌 추구"..율촌의 '실리적 공익활동'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4 14:50

수정 2018.01.04 15:43

율촌 신흥지역연구센터(GSIS) 프로젝트에 참여한 외국인 유학생이 율촌 변호사와 팀을 꾸려 1년 동안 만든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율촌 신흥지역연구센터(GSIS) 프로젝트에 참여한 외국인 유학생이 율촌 변호사와 팀을 꾸려 1년 동안 만든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주변을 돌보기 위해 변호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법무법인 율촌의 사회공헌 활동은 이런 물음에서 출발했다.

율촌의 사회공헌 재단 '온율'의 이사인 박은수 변호사는 "율촌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보다는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 가치 창출)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율촌이 보유한 법률 전문성으로 사회에 봉사하면서 법무법인 스스로도 혁신의 기회로 삼는 '윈윈'을 추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변호사는 "율촌은 단순하게 ‘하는 사람이 기쁜 자선이나 봉사’를 권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사회에 더 의미 있게 기여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소외계층, 법·제도 혜택 누릴 수 있도록 지원
온율은 목표로 삼은 사회공헌 이념에 맞춰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시행한 성년후견제도 지원이 대표적이다. 온율은 지난해 성년후견지원센터를 설립, 법인후견인 업무 수행과 관련 법제개선·연구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성년후견제는 의사결정능력이 부족한 장애인과 노령자를 위해 재산 관리나 사회복지 제도 수혜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후견인을 지정해주는 제도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아 혜택을 받고 있는 대상자가 적은 게 현실이다.

2016년 7월부터 온율은 총 10건의 성년후견사건에서 법인후견인으로 선임됐고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성년후견제도 강의를 이어나가는 등 발달 장애인들이 제도의 지원을 받아 안정된 삶을 꾸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법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소외계층 지원도 온율의 대표적 업무다. 사회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청소년·전역예정군인 등이 불필요한 법적 피해를 입지 않도록 법률교육과 자문을 맡고 있다.

또 율촌은 억울한 송사에 휘말린 시민들을 위한 법적 지원에도 나선다. 지난해에는 평생 모은 재산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려 했으나 세금 폭탄을 맞은 기부자의 무료변론을 맡아 7년 간 소송 끝에 '세금은 부당하다'는 확정판결을 받아냈다.

■사회공헌 통한 국제 교류 꿈꾼다
사회공헌을 통한 국제 교류는 율촌과 온율만의 또 다른 특징이다. 율촌 신흥지역연구센터(GSIS)는 개발도상국가와 상호협력을 통한 공유가치 창출의 일환으로 2015년 첫 발을 내딛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흥국 출신 젊은 인재들을 키우기 위해 서울대 국제대학원과 공동으로 설립한 센터는 율촌 변호사들과 유학생들이 팀을 꾸려 매년 각 국가 법제도를 포함한 정치·경제 분석 연구보고서 발표회를 갖는다. 2015년을 시작으로 3기까지 진행됐으며 현재 6개 팀이 6개 국가에 대한 지역연구를 진행 중이다. 완성된 리포트는 서울대 도서관에 비치되고 우수 보고서는 학회지에 실리기도 한다.

연구보고서 작업은 신흥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한국법제를 파악하고 원조기구 및 국내 기업 등이 해당 지역 진출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등 상생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유학생들은 한국에서 귀중한 경험을 쌓고 율촌도 해외 전문가로 성장할 이들과 네트워킹을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돼 동반 성장의 기회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이주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한 '생활법률 핸드북'을 제작하기도 했다. 율촌과 온율은 2015년부터 KB국민은행과 함께 안산지역 이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무료 생활법률 상담을 제공해왔다.
이후 일회성 상담에 그치기 보다 늘 곁에 두고 볼 수 있는 책자를 발간해 배포하는 것이 실용적이겠다는 의견이 나와 수요가 많은 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몽골 등 4개 국어로 법률 핸드북을 만들어 외국인 특화점포에서 배포하고 있다.

핸드북 제작에는 관련 국가에 주재 근무중인 율촌 직원들이 직접 검수하는 등 완성도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국내 법률 상담 지원 활동은 이미 활발하다"며 "우리는 꼭 필요하지만 아무도 하지 않은 것, 새로운 곳을 개척해 법률 전문성으로 봉사하는데 최우선을 두고 긍지를 갖는다"고 밝혔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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