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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PC 시장 80% 점유 인텔...보안취약 알고도 '쉬쉬'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4 20:09

수정 2018.01.04 20:09

세계 PC 시장 80% 점유 인텔...보안취약 알고도 '쉬쉬'
인텔이 최근 불거진 자사의 중앙처리장치(CPU)의 보안 위험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심각한 문제가 아니며, 인텔만의 문제도 아니라는 것이 요지다. 그러나 인텔이 이 문제를 수개월 전 파악했으면서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덕적인 책임에서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지난 10년간 생산된 인텔 프로세서에 존재하는 설계 결함이 보안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보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패치를 한다해도 CPU 성능이 5~30% 하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보안 전문가들은 지난 2011년 이후 출시된 인텔 CPU에 2가지 설계 결함이 있어 심각한 보안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밝혔다. 로그인 암호 등 이용자 정도가 들어있는 메모리 담긴 내용이 해커의 공격으로 외부에 유출될 수 있고, 응용프로그램에 담겨 있는 정보도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미 양산된 제품에서 발생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패치를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성능저하가 우려된다.

인텔은 제기된 문제에 대해 인정을 하면서도 "보안 결함은 인텔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분석에 따르면 여러 제조사의 운영체재(OS)와 프로세서 등 다양한 컴퓨터 부품들이 이런 문제에 취약하다"고 밝혔다. 인텔은 "보안 패치를 해도 속도 저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CPU 제조사인 AMD는 인텔의 성명을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AMD는 "자사 제품은 해당 결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텔 CPU의 보안 취약점이 알려지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OS 개발사들도 보안 패치를 단행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크롬 브라우저와 클라우드 플랫폼 등에 패치를 업데이트 했다. MS는 지난 3일 윈도10 용 패치를 배포했으며, 곧 윈도7과 윈도8용의 패치도 할 계획이다.

현재 인텔 CPU는 전세계 PC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데스크톱,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은 물론이고,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서버 등에도 적용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보안공지를 통해 관련된 칩셋제조사 및 OS 개발사를 확인해 패치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 할 것으로 권고했다. KISA는 "보안패치 이후 시스템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설치 전 해당 제조사의 보안 공지 내용을 상세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인텔 CPU 문제는 구글이 발견해 지난 해 6월 인텔에 보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인텔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으면서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주 2400억달러(약 255억원) 규모를 팔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도덕적인 비판에 직면했다.

인텔 측은 "주식 매각은 이번 사안과 무관하게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인텔에 대한 신뢰를 접었다.
실제 인텔 주가는 전달 3.4% 하락 마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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