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채권·IB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광물자원공사 채권은 어떻게 될까

장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5 14:35

수정 2018.01.05 14:35

광물자본공사의 자본금을 2조원에서 3조원으로 확충하는 법안이 부결되면서 채권시장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물자원공사지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채권 투자자들은 우려가 커진 것이다.

우선 공공기관들의 공사채 발행한도가 자본금의 2배인 상황에서 광물자원공사는 현재 발행한도 4조원을 거의 소진한 상태다.

현재 발행잔액은 원화채 1.7조원, 외화채 17.8억달러로 잔여한도는 2700억원이 수준이다.

당장 올해 5월과 11월에 돌아오는 채권만기 규모는 각각 5억 달러와 1천억원이다. 이 채권들은 차환 발행을 해야 한다.
하지만 차환발행에 실패할 경우 부도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상태다.

광물자원공사가 향후 돈을 잘 벌어서 빚을 갚을 여력을 확보할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보인다. 하지만 이 채권은 정부가 보증하고 있는 채권이다.

공기업들의 방만한 경영, 혹은 전 정권 비리에 대한 의심으로 국민 정서도 나빠 과연 정부 보증을 믿고 산 투자자들이 어떤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지 주목된다.

▲ 부실공기업이 불러온 파장..투자자들 내심 "설마 원리금 안 주겠냐"
한국광물자원공사 추가 지원법이 부결된 가운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방송에 나와서 "6900% 부채비율로 존재할 수 있는 회사는 지구상에 없다"면서 "망해도 몇번을 망했을 회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누적적자가 3조원을 넘어섰다. 공사의 이런 실수에도 처벌 받은 국민은 없으며 세금을 이렇게 쓸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특히 "MB정부 4~5년 동안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자원 공기업 3사가 33조원을 쏟아 부었는데, 건국 이후 2008년 이전까지는 전체 투자액이 10조원이 안된다"면서 "공식 확정 손실이 13조 3000억원이고 그외 금융비용을 고려하면 최소 20조원의 손실이 났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무모한 자원 투자가 광물자원공사를 부실덩어리로 만든 것은 사실이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정부 보증 때문에 상위 등급을 받은 채권을 부도내 버린다면 크레딧 시장의 근본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면서 조심스런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A 매니저는 "홍영표 의원의 지적에 일리가 있으나 공사를 부도낸다는 것은 상상하기 쉽지 않다"면서 "공사는 영리법인과 달리 공익목적으로 사업을 한다. 돈 못 벌었다고 망하게 한다면 국내 신용채권 시장은 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은 물어야 한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해서 살려야 한다. 광물자원공사가 디폴트 나면 국내의 많은 공사채들이 도매금으로 정크가 되고 만다"면서 "예컨대 이런 식이면 지방공사들 망할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원도개발공사 같은 곳도 재무상태가 부실한 상태에서 채권을 조달해 사업을 한다. 올림픽이 끝난 뒤 관련 시설들에 파리가 날릴 수 있다"면서 "공사의 경우 적자라고 망하게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공사의 목적은 공익"이라고 말했다.

일반 회사채도 아닌 정부가 보증한 채권이 쉽게 쓰레기가 되버린다면 전체 크레딧 시장에 대혼란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관료의 무능(혹은 불법)에 대해선 징계를 하거나 처벌을 해야하지만, 공사 자체를 없애 버리는 일은 소탐대실이라는 얘기들도 나온다.

이 채권에 대해 겁을 먹고 있지만 설마 '망하게 하겠냐'는 심리들은 강하다.

증권사의 B 관계자는 "오늘 광물자원공사 채권에 대해 매도를 내는 사람들이 좀 있는데, 현재 이 물건을 덥석 집어서 살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다들 내심으론 설마 원리금을 정부가 안 주겠느냐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C 관계자는 "정서적으로는 사실 이런 공기업은 망했으면 좋겠다. 올해 만기 되는 것들 지불유예되면서 파산되게 내버려두고 싶다"면서 "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볼 때 그렇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 채권투자자들, '정치적 해결' 걱정하면서도...."망하게 하지 않을 것"
국민정서상 광물자원공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언론들도 망할 수 있다거나 망하게 해야 한다는 논조의 보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채권시장에선 냉정을 찾아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산운용사의 D 매니저는 "언론 보도가 좀 정치적으로 나오는 듯하다"면서 "하지만 중앙공기업 채권 디폴트는 파장이 굉장히 큰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망하게 한다면 우리나라 전체 공기업의 채권 조달 금리 상승 및 국제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현실성을 고려할 때 디폴트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투신권의 E 매니저도 "이 문제는 정치적인 이슈다. 이런 식이면 공사가 무슨 사업을 하겠느냐"면서 "예컨대 정말 광물자원공사를 망하게 하는 게 맞다면 산업은행 같은 곳도 진작에 문닫았어야 했다. 정부가 리스크에 대해 투자하라고 한 채권"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채권 차환발행이 안 될 경우 CP나 전단채 등으로 빚 만기를 짧게 연장하면서 시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 사례 등도 고려되고 있다.

아무튼 향후 힘든 과정이 진행되겠지만 결국 해결책을 찾을 것이란 기대가 엿보인다.

광물자원공사 채권을 들고 있는 한 매니저는 "한전의 경우 이익 수조원이 나는데, 사실 공기업은 돈을 지나치게 많이 버는 게 비상식적"이라며 "토지주택공사, 철도공사, 석탄공사 사례 등을 보면 정부가 지원하고 살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아울러 회사를 분할해서 다른 공사에 사업부를 붙여 넣는 식 등의 가능성도 있다. 채권만기는 기재부가 보증하는 식으로 차환할 것으로 본다"면서 "그전엔 CP같은 걸로 조달해서 급한 불은 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채권 투자자들 중 정치인의 잘못 등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합리적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다.


이 투자자는 "개인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매우 큰 잘못을 했다고 본다. 하지만 이 문제로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면서 "물론 해외 개발 등으로 해먹은 사람들을 찾아서 처벌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당연히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법은 이 채권의 원리금 상환을 보증하고 있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