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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 공동창업자 레이밍 "AI는 스마트혁명… 산업구조부터 삶의 방식까지 싹 바꿀것"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7 16:17

수정 2018.01.07 16:17

중국 창업신화 바이두 공동창업자 레이밍을 만나다
기회 포착하고 결단 내릴 경영자가 4차 산업혁명시대 주도
중국의 독창적 기술혁신, 글로벌시장 빠르게 잠식
AI혁신, 반복적 정신작업부터 숙력된 노동까지 대체할 것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바이두의 공동창업자인 레이밍은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속도가 인류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신인류시대로 인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이밍 베이징대 AI혁신센터장은 본지와 가진 신년인터뷰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엄청난 기술적 변화의 한 형태여서 4차 산업혁명이라고 규정하기 어렵다"면서 "우리는 (이 현상을) 최초의 스마트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이밍 센터장은 AI가 기존의 단순 반복적인 숙련노동을 대체하고 미래산업의 구조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며 "부의 정의, 일하는 방식 및 삶의 방식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 상황에 필수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혁신을 좇는 기업가정신과 정부의 과감한 정책구상, 산학연 협력을 통한 상품화에 대한 준비가 없다면 AI가 주도하는 미래산업시대에서 도태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레이밍 바이두 공동창업자
레이밍 바이두 공동창업자


―바이두 공동창업자로서 창업과 성공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궁금하다.

▲회사를 창립한 '바이두의 검객 7인' 중 한 명으로 보면 된다.
바이두에 합류하기 전부터 베이징대학에서 검색엔진 관련 연구에 매진했다. 엔진연구분야 중국내 초기 연구원 중 한 명이다. 바이두에 합류한 뒤 곧바로 검색엔진 설계와 관련된 업무를 맡았다. 당시 회사 창립자들과 회사의 구조와 전략적 의사 결정을 포함해 기술개발에 관한 토론 등 전반에 걸쳐 참여하며 바이두를 일궈냈다.

―현재 베이징대 AI혁신센터장을 맡고 있다. 중국은 산학 연구가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AI분야와 관련해서 어떤 목표를 세우고 운영하고 있나.

▲베이징대 인공지능혁신센터장을 맡아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AI가 미래사회에 기여할 것이라 생각하면서 산업의 모든 측면에 사용되는 AI 기술 발전을 연구 중이다. 학내 연구를 촉진하고 기업과의 결합을 통해 실제 상용화로 변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AI의 진화에 대한 교육전파에도 매진하고 있다. 상아탑에 있는 이공계 학생들은 뛰어난 기술력을 갖췄지만 미래의 산업발전 추세에 대해선 이해가 부족하다. 반면 산업계 전문가들은 현장에 대한 이해가 깊지만 AI 기술의 발전에 대해 잘 모른다. 양측 모두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서 산업의 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다. 특히 소규모 핵심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AI 혁신을 주도하는 석사프로그램을 가동해 업계 혁신을 주도할 기업가를 배양하는 게 목표다.

―중국의 IT '거두'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글로벌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BAT의 성장 비결을 꼽는다면.

▲미국에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 있다면 중국엔 BAT가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BAT의 성장 핵심은 사회 전반의 발전에 적응했다는 것이다. 기회를 포착하려면 적기에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스마트한 경영자가 필요하다. BAT의 창립자들은 사회 발전에 대한 매우 강한 기대와 뛰어난 전략적 비전을 갖췄다. 기업들이 처음엔 큰 문제들을 겪다가 위기를 겪고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나는데 이들은 모두 고객가치를 처음부터 추구해왔다. 바이두나 텐센트 모두 상업적 성공 문제에 직면해 큰 도전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기업 창업자들은 인터넷 사용자에게 절대적으로 가치있는 것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미국의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업체로 분류됐지만 지금은 업종을 분류할 수 없을 만큼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 중이다. 마찬가지로 바이두는 인터넷 기업으로 불렸는데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일각에선 인공지능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바이두는 현재 어떻게 변신을 거듭하고 있나.

▲바이두는 구글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능력을 갖췄다. AI를 통한 뛰어난 컴퓨팅 성능을 통해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다. 바이두는 AI 기술을 활용해 검색대상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동시에 정보서비스 관련 산업의 진흥을 촉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두는 AI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하면서 새로운 분야를 탐색하고 있다. 아마도 바이두의 혁신이 사람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며 모든 산업이 재편될 것이다. 결국 하이테크 기업의 미래는 곧 AI 회사가 될 것이다. 바이두 역시 정보서비스 업계에 천착함으로써 지능형 자율운전과 같은 신산업을 열어갈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중국의 산업발전 과정에서 4차 산업혁명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은 AI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앞으로 발전에도 AI 개발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새로운 기술발전은 인터넷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오늘날 시가총액 상위 10 대 기업을 살펴보면 5개 기업이 인터넷 관련 업체다.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를 포함해 미국 페이스북과 구글, 아마존 등이 그렇다. 겨우 20년 역사의 기간 동안 성장한 회사들이 기술적 변화를 이끌어왔다. 마찬가지로 미래의 과학기술을 어떤 게 주도할 것인지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AI라고 말하겠다.

―중국의 경제성장 특히 중국이 일궈내는 4차 산업혁명의 발전속도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놀라워하는 표정이다. 성공 비결은.

▲중국에는 과학과 공학에 강한 많은 인재가 있다. 특히 중국어, 수학, 컴퓨터 분야가 그렇고 AI 분야에도 중국 과학자들이 많다. 아울러 중국의 독창적인 혁신속도는 매우 빠르다. 지난 5년간 중국은 수많은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술개발을 선도해왔다. 예를 들어 중국의 여행 공유, 자전거 공유 사업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 속도도 빠르다. 결국 중국은 AI 혁신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거대한 시장을 가지고 있다. 중국에는 또 다른 매우 흥미로운 점이 있다. 즉, 후진성의 이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는 모바일 지불결제 방식의 도입이다. 반면 유럽과 미국은 이런 결제 방식의 대중화 과정을 겪고 있다. 중국은 아예 신용카드 시대를 뛰어넘어 모바일 시대에 바로 접어든 것이다.

―AI가 모든 산업분야에 걸쳐 확산되는 분위기다. 4차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AI가 갖는 의미와 비중은.

▲4차 산업혁명 과정에 AI는 엄청난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최근까지 인터넷은 다른 기술 변화의 힘을 능가했으며 다른 모든 기술보다 경제적이었다. AI도 그렇게 돼야 할 것이다. 인간들이 육체노동에서 해방되면서 정신적인 일을 시작했다. AI는 점차 반복적인 정신작업이나 숙련된 노동력과 직업을 대체할 것이다. 정신적인 작업의 또 다른 범주에는 혁신적인 작업이란 게 있다. 혁신적인 노동의 핵심은 새로운 방법과 수단으로 이 세상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일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AI 기술 발전은 산업혁명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적 변화의 한 형태다. 우리는 이를 최초의 스마트 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부의 정의, 일하는 방식 및 삶의 방식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 상황에 필수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과학기술부는 국가지원 인공지능 혁신 플랫폼으로 4개 기업을 정하고 AI 특정과제를 지정해줬는데, 중국 AI 미래에 미치는 의미는.

▲정부가 민간기업을 지원해 미래연구에 나서게 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중국의 이번 결정은 매우 가치있으며 미래지향적인 것이다. 이들 4개 회사(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아이플라이테크)는 중국내 최고의 역량을 갖춘 AI 회사들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4차 산업혁명 역량을 평가한다면. 아울러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성장을 위한 조언도 부탁한다.

▲개인적으로 한국에 여러 번 가본 적이 있는데, 한국의 수준은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과학과 기술이 선도하고 있는 듯하다. 일반 시민의 수준도 매우 높다. (AI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국제시장을 개척해야 하며, 한국의 기술중심 응용 시장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자본의 관점에서 일부 대형 글로벌 기업에 대규모 자본투자를 하는 것과 정부가 AI 관련 기술지도와 정책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아마도 정부에서 몇 가지 분명한 정책 문서가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AI 분야에선 인재에 대한 수요가 크며 인력훈련도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정부 기관을 포함한 기업 및 고등교육기관에서 인재 육성에 힘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데이터가 중요하다. 데이터는 산업시대의 '석유'와 같다. 데이터는 AI의 필수부분이다. 데이터가 없는 AI는 학습이 불가능하다.

■'바이두의 검객 7인' 레이밍..

레이밍은 리옌훙, 쉬용, 류젠궈, 궈단, 왕샤오, 취산산 등과 함께 중국 정보기술(IT) 역사에서 이름을 떨친 '바이두의 검객 7인'으로 불린다. 바이두 창업을 주도한 리옌훙과는 베이징대 동문이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포털을 꿈꾸는 바이두에 합류하면서 바이두 검색엔진 설계업무를 담당, 바이두 대박 신화를 함께 만들었다. 지금은 베이징대 AI혁신센터장을 맡고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 역량을 이끌 핵심인재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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