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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슈퍼 개미와 대규모 국채선물 매도

장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8 14:12

수정 2018.01.08 14:12

개인투자자가 8일 국채선물 시장에서 대규모로 순매도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시장 플레이어들이 새해 첫 국고채 입찰을 대기하고 있을 때 개인투자자는 장 초반부터 선물을 팔면서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부터 소문만 무성한 특정 개인투자가가 선물을 대거 샀다가 파는 모습을 보이면서 사람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기관 위주로 흘러가는 채권시장에서 개인이 대규모로 선물을 사거나 파니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새해 들어 3선 108선 앞에서 계속 막히자 개인 대규모 매도
이날 장 초반 시장 참여자들은 개인이 3년 선물을 5천 계약이나 대규모로 판 것을 두고 차익실현이다, 손절이다 등으로 엇갈린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A 선물사 관계자는 "외인이 지난 선물 만기 시즌에 롤오버를 많이 했다"면서 "이제 정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 상단이 막혀서 정리하는 것인지, 돈이 필요해 정리하는 것인지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다"면서 "일단 새해 들어 3년 선물이 108.00 부근에서 막히면서 끊어주는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개인의 매도는 일단 차익실현 쪽에 무게가 둬진다"고 덧붙였다.

지난 해에 이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금융시장의 뜨거운 관심사이기도 한 만큼 개인이 3년 선물 매도 후 암호화폐를 사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돌아다는 등 이 개인투자자의 매매는 시장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아울러 그간 개인 큰 손의 정체를 두고 논란은 계속됐다.

과거 채권시장에 몸 담았던 큰 손 투자자의 이름에서부터 2000년대 미래에셋이 펀드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당시 이름을 날렸던 유명 주식 펀드매니저의 이름까지 회자되곤 했다.

B 선물사의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의 정체에 대해선 긴가민가 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아무튼 이날 '그 분'의 매도는 차트 플레이로 볼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 슈퍼 개미 별로 못 벌었다는 분석도...3선 5천계약 팔고 일단 눈치
일각에선 '슈퍼 개미'로 알려진 개인 투자자의 손익을 분석해 별로 이익을 보지 못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C 선물사의 한 관계자는 "개인의 일중 1천계약 이하 순매매 거래를 제외하고 지난해 10월19일부터 12월13일까지 계산한 개인의 누적 순매수는 3만7000계약 가량이었다"면서 "매수 평단이 매도 평단과 거의 동일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은 또 선물 만기시즌에 19틱 수준에서 스프레드 매매로 롤오버를 한 것으로 안다. 크게 이익을 보지는 못한 상태에서 이날 매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대략 현재 개인의 누적순매수 규모는 3년 선물이 3만2000계약, 10년 선물이 6000계약 남짓인 것으로 분석했다.

개인은 이날 장 초반 5천 계약 남짓 대거 순매도한 뒤 추가적인 매도는 자제하는 중이다. 개인이 추가로 매물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D 증권사의 한 딜러는 "개인이 이날 하루에 5천개를 팔고 일단 눈치를 보는 것같다. 개인이 여전히 더 팔 여지가 있으나 일단 분위기를 한번 더 쟤 보는 것같다. 다만 선물 107.95 정도를 반등 한계선으로 보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현재 선물가격이 기술적으로 민감한 지점에 있는 만큼 개인이 추가로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란 진단도 나온다.


E 증권사의 한 딜러는 "요즘 큰 손 개인의 움직임이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일단 베팅에 일관성은 있어 보여서 큰 손임엔 틀림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기술적으로 지금 상황에서 움직이는 게 만만치 않다.
아래 쪽으로 저점이 가까워졌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무너지면 또 답이 없는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어서 이 개인 투자자도 흐름을 살피는 것같다"고 덧붙였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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