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洪 "대구 출마 아냐" vs. 비홍 "꼼수 쓰지말라"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8 14:25

수정 2018.01.08 14:5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6·13선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오른쪽)가 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6·13선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대구북구을 당협위원장 신청을 놓고 당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당내 지지기반이 탄탄한 대구 지역의 당협위원장을 당대표가 맡는 것에 대한 비홍 세력의 반발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지방선거 전부터 홍준표 흔들기가 서서히 시작되는 분위기다.

이에 홍 대표는 "대구에 내려온다는게 대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비홍계의 반발은 다른 방식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대표는 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이번에 대구에 빈자리가 있어 내려오는데 대구를 근거지로 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라며 "대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당내 반발을 의식한 듯 "내려오더라도 다음 총선 전에 그 지역구는 훌륭한 대구 인재를 모셔다 놓고 출마토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복당파 중 한명이자 친홍으로 분류되는 홍문표 사무총장은 홍 대표 연설 직후 "홍준표 대표께서 다른 것은 자기 마음대로 할지 몰라도 출마하고 안 하는 것은 대구 시민의 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홍준표 대표의 발언과 홍문표 사무총장의 발언이 혼재된 가운데 비홍세력의 홍 대표 비판이 터져나오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친박근혜계 김태흠 최고위원과 이번 당협위원장 감사에서 탈락한 박민식 전 의원을 중심으로 홍 대표의 대구 당협위원장 공모 신청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이들의 지적은 홍 대표가 강조한 '지방선거 6곳 사수' 전략을 공격해 홍 대표 입지를 흔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과 박 전 의원은 홍 대표의 이같은 선택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지지기반 확대를 무위에 그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홍 대표의 대구 총선 불출마 발언에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꼼수 쓰지말라"고 비판했다. 앞서 박 전 의원은 홍 대표가 대구 당협위원장을 맡을 경우 한국당이 전국정당에서 'TK자민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당 대표라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험지를 택해 희생과 헌신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그런데 텃밭 대구에 '셀프 입성' 하겠다는 건데 기가 막힐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럴 때 당 대표라면 낙동강 전선 사수 작전이 아니라 인천상륙작전을 도모해 전세 반전을 도모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대표가 앞장서 누구라도 원하는 당의 텃밭 대구에 안주하겠다는 것은 당의 지지기반 확장 포기와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민식 전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 대표의 대구북구을 당협위원장 신청을 맹비난했다.

당협위원장 감사에서도 탈락해 홍 대표에 대해 비판했던 박 전 의원은 홍 대표를 향해 "보수주의 대신 '보신주의'를 선택한 것"이라며 "홍 대표의 선택으로 지방선거는 치명적인 악영향을 받을 것이고, 결국 한국당은 전국정당에서 'TK자민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홍 대표의 입장 표명에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태도에 불과하다"며 "대장부라면 지금이라도 꼼수 쓰지 말고 당협위원장 신청서를 찢어버리라"고 촉구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