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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전자쇼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8 17:06

수정 2018.01.08 17:06

TV 중계기술이 처음 나온 건 1939년 미국 뉴욕 세계박람회에서였다. NBC 방송은 개막식에 나온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연설을 행사장에서 TV 중계했다. 당시 언론은 TV에 부정적이었다. 뉴욕타임스는 "가만히 앉아서 화면을 봐야 하는데 미국 보통 가족들은 그럴 시간이 없다"고 논평했다. 너무 낯선 기술이라 대중성을 예측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미국의 TV 보급률은 1960년대 들어 90%를 넘어섰다.


1904년 열린 미국 세인트루이스 박람회에선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이 새 상품을 만들었다. 와플을 둘둘 말아 아이스크림을 얹어 판 것이 아이스크림콘이 됐다.

주요 국가들이 여는 박람회는 다양한 신제품과 트렌드를 보여주는 경연장이다. 최근 산업혁신을 보여주는 전시회로 4대 모터쇼와 3대 전자쇼가 양대 축으로 자리잡았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디트로이트 모터쇼 등 4대 모터쇼는 자동차 강국인 미국·유럽 제조업체들의 신제품과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다. 국제가전전시회(CES) 등 3대 전자쇼도 트렌드를 이끌어 갈 여러 가지 신제품의 경연장이 됐다.

3대 전자쇼 중 가장 오래된 CES는 혁신의 역사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필립스가 만든 비디오카세트레코더(VCR), 소니가 만든 CD플레이어도 CES에서 처음 선보인 제품이다. 개인용 컴퓨터(PC)와 태블릿PC도 CES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CES가 해를 거듭하면서 참여하는 이종업체도 늘었다.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기술이 주요 혁신기술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CES에 대거 참여한다. 구글, 아마존까지 참가해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적극 선보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는 이동통신기기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모바일 올림픽'으로 부르기도 한다. CES가 다양한 전자제품을 두루 전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은 자칭 IT 강국이라 한다. 하지만 세상에 번듯하게 내세울 만한 전자쇼는 없다.
바르셀로나 MWC를 보면 그 나라 인구 또는 시장 크기가 전자쇼 성패를 좌우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도 전 세계 전자인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을 전자쇼를 가질 순 없을까.

ksh@fnnews.com 김성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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