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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엑소더스? 우리는 런던으로 간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9 11:06

수정 2018.01.09 11:06

스페인 투자은행 알란트라 파트너스가 마드리드 본사를 런던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알란트라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에도 런던이 유럽의 비즈니스, 금융 중심지로 계속 남아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본사 런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란트라는 운용자산 37억유로 규모로, 21개국에 약 350명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알란트라는 본사 이전에 앞서 런던 전출이 가능한 직원들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에 나섰다.

런던에 유럽 본사를 두고 있는 주요 투자은행들이 브렉시트 이후의 불확실성을 우려해 벌써부터 EU내로 본사를 이전하기 위한 작업에 나서는 것과 정 반대되는 행보다. 이들은 브렉시트 협상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런던에 본사를 둔 경우 EU 내 금융영업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굵직한 투자은행들은 프랑크푸르트, 파리 등으로 유럽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투자은행 가운데에는 네덜란드 최대 은행인 ING만이 런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ING는 '런던 엑소더스' 흐름과 달리 암스테르담과 브뤼셀에 잇는 금융상품 트레이드 인력을 런던으로 이동할 뜻을 비쳤다.

ING와 알란트라의 움직임은 브렉시트 이후 금융사들의 탈 런던에 따른 금융 일자리 손실을 걱정하는 영국에는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말 영국은행(BOE) 산하 금융감독청(PRA) 최고경영자(CEO)인 샘 우즈는 브렉시트로 런던 시티의 은행, 보험 일자리가 최대 7만5000개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한편 알란트라는 앞서도 브렉시트 우려를 비웃는 듯한 행보를 보인바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015년 디나미아 캐피털과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한 알란트라는 지난해 10월 런던에 본사를 둔 전문직 70명으로 구성된 캐털리스트 코퍼레이트 파이낸스를 인수했다.

당시 산티아고 에구이다즈 알란트라 회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브렉시트에 따르는 불확실성을 압도한다면서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인수합병(M&A)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알란트라는 지난해 5월 KKR의 30억유로짜리 Q-파크 인수에 자문하는 등 약 120개 M&A 자문사로 활약했다.


머저마켓의 2017년 톱 유럽 M&A 자문사 가운데 11위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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