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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AI 왓슨 도입 1년] 건양대학교병원 김종엽 의료융합과학연구원 부원장 "인공지능·병리학자 함께 진단하니 오류율 떨어져"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9 17:21

수정 2018.01.09 17:21

③ 건양대학교병원 김종엽 의료융합과학연구원 부원장
개인정보보호법 해결되면 의료빅데이터 구축가능할 것
[의료계, AI 왓슨 도입 1년] 건양대학교병원 김종엽 의료융합과학연구원 부원장 "인공지능·병리학자 함께 진단하니 오류율 떨어져"

"왓슨을 활용해 얼마나 더 진료의 질을 높이느냐가 중요합니다."

김종엽 건양대학교병원 의료융합과학연구원 부원장(이비인후과 교수.사진)은 9일 왓슨이 의사의 보조역할로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IBM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한 건양대학교병원은 300건 이상 진료를 진행했다. 김 부원장은 "왓슨이 암 진료에 도움이 된다"며 "최근 왓슨과 사람의 진료일치율에 대해 비교하는데 왓슨을 가지고 진료했을 때 진료 오류율이 얼마나 떨어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MIT인공연구소장인 다니엘 러스 교수는 림프절세포의 이미지 진단의 경우 인간인 병리학자의 오류율은 3.5%, 인공지능 오류율은 7.5%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스템과 병리학자가 함께 진단하면 오류율이 0.5%로 떨어졌다.


김 부원장은 "의사가 왓슨을 보조로 활용했을 때 진료를 얼마나 더 잘 할 수 있느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자동차가 발전하면서 사람이 얼마나 빠르냐가 아니라 모터 스포츠 경기가 발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왓슨은 명의보다는 처음 공부하는 의사에게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있는 자동 파킹 시스템도 운전을 잘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 초보에게는 유용한 것과 마찬가지다.

김 부원장은 "왓슨이 현재 암치료에 사용되고 있지만 발전되면 감기약도 처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의사 입장에서도 단독 진료가 아니라 왓슨이 조언을 하면 최신 논문 내용을 놓치지 않았을까라는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왓슨 진료는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려면 '의료빅데이터'가 구축돼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의료빅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의료법으로 인한 규제 때문이다.

서울대병원과 같은 대형병원도 IT업체에서 원하는 의료빅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한다. 이전에 모아둔 데이터는 자연어 처리가 돼 있지 않은 비정형데이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빅데이터로 사용하려면 지금부터 재가공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물론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의료데이터로 의사들이 논문을 많이 쓰고 있다.

하지만 그 데이터에는 환자의 증상과 관련된 데이터가 전혀 없다. 일단 진단을 하면서 자료가 입력되기 때문이다. 이후 치료, 수가, 환자의 출생지, 거주지, 수입, 장애 유무 등의 정보가 들어있다. 환자가 질환이 진단되기 전 데이터는 그 환자가 방문한 각 병원에서 가지고 있다.

김 부원장은 "개인정보보호법이 해결되면 병원 데이터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묶어 거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양대학교병원이 왓슨을 도입한 것은 일차적으로 환자 진료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로 왓슨 다음 의료기술을 고민하기 위해서다. 실제 인공지능을 사용하면서 의료빅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더 고민을 하게 됐다.


김 부원장은 "향후 다른 대형병원에서도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과 같은 큰 변화 시대에 병원이 발전하려면 신의료기술을 먼저 도입해야 그 다음 기술을 받아들여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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