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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혁신방안을 찾아서] 中 항저우 농수산물시장 '루오지아장', 물건 살때 알리페이로 스마트 결제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9 17:21

수정 2018.01.09 17:21

(3)中 항저우 농수산물시장 '루오지아장'
스마트 도시 항저우는 알리바바 회장 마윈의 도시
시장에도 정보통신기술 접목..추적시스템.배송 등 온라인화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루오지아장 농수산물시장'에서 상인들이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루오지아장 농수산물시장'에서 상인들이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 항저우(중국)=한영준 기자】 중국 항저우의 농수산물시장인 '루오지아장 시장'에는 개별 매장 옆에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스마트결제를 유도하는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항저우에서 골동품을 사고 파는 '수장품시장'은 위챗 등을 통한 온라인상거래를 조만간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답십리 골동품시장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다.

항저우의 전통시장은 '현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항저우는 알리바바 그룹의 회장인 마윈이 나온 도시이다. 이 때문인지 정보통신기술(ICT) 벤처기업들이 많이 들어서 있고, 도시 자체에 ICT에 대한 열기가 높은 편이다. 단순히 ICT를 이용한 시설.결제 현대화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상인들의 경영 혁신을 도와 소비자 만족도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식품안전부터 배송추적까지 시스템화

지난 2004년에 개업하고 2016년 1월 리모델링 후 재오픈한 '루오지아장 농수산물시장'에서는 각종 가공식품, 해산물, 계란, 고기류, 야채류, 생선류, 과일, 생활용품 등을 판매한다. 1~2층에서는 농수산물을 판매하고, 3층에는 영화관이 들어서 있다.

'루오지아장'은 '낙씨 가문(?家) 집성촌(庄)'을 의미한다. 집성촌 인근에 있던 전통시장이 항저우를 대표하는 21세기형 농수산물시장으로 어떻게 탈바꿈됐을까. 각 점포 앞에는 모니터를 설치해 판매품목 추척시스템, 온라인 쇼핑, 스마트배송서비스, 상인 검색 등을 보여준다.

루오지아장 농수산물시장 관계자는 "항주는 스마트도시를 표방한다. 우리 시장도 마찬가지"라며 "추적시스템의 경우 모든 점포에 설치함 모니터를 통해 매일 아침마다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있다. 배송 시스템은 온라인마켓을 통해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런 시스템은 개별 시장이 아닌 항저우에 있는 모든 시장이 참여해 고객이 물건을 고르면 고객의 집과 가장 가까운 시장에서 배송이 되는 시스템으로 지역 내 모든 시장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1층에는 식품안전관리실이 있다. 이곳에서는 각 점포의 판매품목을 무작위로 뽑아 검사를 실시하고 또한 고객이 원할시 구매한 품목에 대해서 바로 검사를 하기도 한다. 지난 2016년에는 1억2000만번의 추출검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검사결과는 온라인 공식발표, 시장 공지스크린에 발표 혹은 정부기관에 신고한다.

'농수산물시장은 청결하지 못하고 불편하다'는 선입견과 달리 루오지아장 시장은 매우 청결하고 상인들도 친절하다.

이에 대해 시장 관계자는 "시장에 들어와서 경영하려면 10가지 정도 약속을 해야 한다"며 "또한 신용평가제를 도입해 10점 만점에 각 점포들 점수가 매겨진다. 1년 계약을 기준으로 신용 등급이 낮으면 재계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상인들은 정해진 매뉴얼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전했다.

■플리마켓 여는 골동품시장 "온라인 거래에도 진행할 것"

지난 1997년 개장한 항저우 수장품시장은 우리나라로 치면 골동품 시장이다. 옥, 도자기, 그림, 서예, 우표, 지폐와 골등품 등이 거래된다.

장날인 토요일이 되면 점포와 노점상이 700여개에 달하고 2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린다. 주요 행사로는 플리마켓(벼룩시장)이 있다. 플리마켓이 열리면 단순히 물건을 가져다놓는 것이 아닌, 물건을 가지고 있지만 그 값을 모르거나 팔지 못하는 물건들이 모여 제 가치를 확인하기도 한다. 시장 자체가 도시의 작은 플랫폼이자 전통문화를 지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골동품 오프라인 플랫폼에서 머무르지 않고 수장품시장은 시장 관리위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꾸준히 교육 시키고 자격증 취득 등 끊임없는 자기개발 권고한다.
이런 뚝심이 지난 2008년과 2010년 금융위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항저우 수장품시장 관계자는 "조만간 위챗을 활용한 온라인 거래에 있다"며 "연말에 소비자 감정가 예약 시스템을 만들어, 본인 물건에 대한 가치를 전문가들이 감정해주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시장과 상인, 지역민들이 하나가 돼 시장을 현대화시키고 활성화시킨 비결은 무엇일까. 루오지아장 농수산물시장 관계자는 "시장이 단순히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곳이 아닌, 우리 마을을 대표하는 곳이고,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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