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불보듯" 카드업계 볼멘소리
시장금리 인상시기 겹쳐 카드채 조달 어려워진 업계 "수수료마저 낮추면 직격탄"
시장금리 인상시기 겹쳐 카드채 조달 어려워진 업계 "수수료마저 낮추면 직격탄"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7월 신용카드 수수료를 추가 인하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금융당국이 카드수수료 원가항목인 밴수수료 산정방식을 개선할 계획이다. 향후 인하 대상과 폭 등 세부사항은 당정협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카드업계는 밴수수료 산정방식 개편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카드채 조달비용 부담이 커진 것에 밴수수료 산정 개편까지 겹치면 '진퇴양난'이라는 것이다.
■카드사 "수수료 수익 유지, 말도 안돼"
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7월 신용카드 수수료가 추가 인하된다"며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힘이 돼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7월 카드수수료 원가항목인 밴수수료 산정방식을 보완해 소액결제일수록 낮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로 아르바이트 고용이 많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큰 소액결제 위주 소매업종 등의 카드수수료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래 카드수수료율은 지난 2012년 여신전문업법 개정에 따라 카드결제로 발생하는 적정원가를 반영해 3년마다 조정된다. 따라서 카드수수료율은 올해 검토를 거쳐 내년 1월 조정이 시도된다. 따라서 오는 7월에는 수수료율 조정이 아니라 밴수수료 산정방식만 바꾼다는 얘기다. 다만 영세.중소가맹점은 예외적으로 우대수수료율을 반기별로 재산정하고 있다. 따라서 오는 7월 밴수수료 산정방식이 개정돼도 카드사 수수료 관련 전체 수익과 비용은 유지될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견해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금융위의 "업계 부담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에 반박하고 있다. 앞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지난 3일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대해 "타격이 아닌 못 견딜 정도"라면서 "수수료 사업부문이 적자로 전환된 지 오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신용판매를 통한 가맹점 수수료와 카드론 등 신용대출을 통한 이자수익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카드사들은 매년 정부 정책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를 낮춰왔다.
여기에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한 달여 앞두고 있어 업계가 피폐해지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환경이 악화돼 수익이 안 나게 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면서 "지난 2012년에 영세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로 3년마다 가맹점 카드수수료를 재산정키로 했는데 또다시 밴수수료 산정방식까지 바꿔 수수료를 내리게 되면 업계에 너무 많은 부담을 주게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카드 포인트, ATM에서 출금 가능
아울러 금융감독원은 이날 모든 카드사의 포인트를 애플리케이션으로 현금 전환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출금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하나카드와 KB국민카드가 제공하고 있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사용하지 않아 소멸된 포인트는 2016년 1390억원, 2017년 상반기에는 669억원이었다. 카드사의 해외서비스 수수료 부과체계도 개선된다. 지금까지 해외에서 카드를 이용할 때 부과되는 해외서비스 수수료는 해외 카드이용금액에 국제브랜드 수수료를 합한 값을 토대로 산정됐다.
이번 개편으로 앞으로는 국내 카드사가 해외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할 때 국제브랜드 수수료를 제외한 순수 해외 카드이용금액의 0.2%만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정비안에는 소비자의 알권리 보호를 위한 안내체계 강화방안도 포함됐다. 먼저 카드 리볼빙 안내를 강화하고 해지방식도 간편하게 한다.
카드사 고객이 사용한 카드대금 중 일정비율만 결제하면 나머지 금액은 대출 형태로 전환되어 자동 연장되는 결제방식이다. 리볼빙은 연체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금리가 18%대로 높은 편이고, 이용기간이 길어질수록 갚아야 할 채무가 계속 증가해 상환부담이 가중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향후 카드사들은 '리볼빙 예상 결제정보'를 카드대금 청구서 등으로 안내하고, 일정기간 경과 시 리볼빙 약정체결 사실을 소비자에게 안내해 간편해지를 돕는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김문희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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