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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업계 4년만에 수익률 최고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0 17:31

수정 2018.01.10 22:11

세계 헤지펀드 업계가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4년만에 최고 수준의 수익률을 거뒀다. 시장 관계자들은 올해까지 헤지펀드에 유입되는 자금이 계속 늘어나겠지만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미국 헤지펀드 조사업체인 HFR을 인용해 국제 헤지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이 지난해 8.5%로 전년(5.4%)보다 3%포인트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종류별로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해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들의 수익률은 13.2%로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그 중에서도 장기 투자에 나선 펀드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알리바바같은 정보기술(IT) 기업에 투자한 미국 라이트스트리트캐피탈과 웨일락캐피탈은 1년새 각각 38.6%, 36.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밖에 기업공개(IPO)를 집중 공략하는 이벤트 드리픈 펀드들은 6%가 넘는 평균 수익률을 냈다. 기업경영에 적극 개입하는 주주행동주의(액티비스트)펀드도 높은 실적을 거둬 영국 TCI은 28.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환율이나 금리 같은 거시경제 분야에 따라 투자하는 매크로 펀드들은 2.3%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미 해지펀드 운용사 팜코의 스콧 워너 파트너는 "전략적인 면에서 헤지펀드들이 지난해 마침내 돈 값어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실제로 운용 자산에 투자금이 흘러가고 지속가능한 성과가 나는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호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될 지에 대해서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FT는 2016년에 헤지펀드 시장에서 빠져나간 금액이 700억달러지만 지난해 1~9월사이 새로 유입된 자금은 29억달러(약 3조1027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워너 파트너는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대형 투자자 수요가 안 보인다"면서 "대신 수익실현 압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FT는 현재 헤지펀드들이 일반적으로 운용 수수료 2%, 성과에 따른 추가 수수료 20%를 받는 상황에 불만을 품은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국적 헤지펀드 컨설팅업체 에이지크로프트파트너스의 돈 스테인브루그 파트너는 관련 투자 보고서에서 올해도 헤지펀드에 자금에 들어오겠지만 문을 닫는 펀드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헤지펀드 업계가 과포화 상태에 빠졌고 전체 약 90%의 펀드들은 수수료 값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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