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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AI 왓슨 도입 1년]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박건욱 암연구소장 "왓슨 진료, 각 과별 전문 진료가 강점"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0 19:21

수정 2018.01.11 07:53

④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박건욱 암연구소장
입 안으로 갑상선암 절제수술..환자들에게 좋은 반응 얻어
[의료계, AI 왓슨 도입 1년]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박건욱 암연구소장 "왓슨 진료, 각 과별 전문 진료가 강점"

"왓슨 진료로 인해 환자들이 좀 더 전문적인 진료를 받게 됐습니다."

박건욱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암연구소장(혈액종양내과 교수.사진)은 10일 왓슨 도입 장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왓슨과 함께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면서 암 종류에 따라 내과, 외과, 혈액종양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다양한 과의 전문의 5~6명이 진료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지난해 4월부터 IBM 왓슨 포 온콜로지 진료를 시작해 약 170건 가량 진료했다. 현재 위암, 대장암, 폐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전립선암, 방광암 등을 왓슨 진료에 적용하고 있다.

이 병원은 10년 전부터 다학제 통합진료를 시행해 왓슨 다학제 진료에 적응하기가 수월했다.
또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입원환자들에게도 왓슨진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단일공 로봇을 이용한 부인암수술, 직장암 수술 등에 강점이 있고 입 안으로 갑상선암 절제 수술을 시행해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박 연구소장은 "암 치료분야는 다른 의료분야와 달리 급격히 발전하는 분야여서 의사들도 최신 지견을 실시간으로 따라가기 힘들다"며 "이 부분은 왓슨이 업데이트 해주기 때문에 굉장히 편리해졌다"고 설명했다.

환자들은 왓슨과 함께 다학제 진료를 받기 때문에 각 전문의들의 의견을 듣고 최상의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 지방 대학병원의 경우에는 외과 의사들이 암 환자의 항암치료까지 하는 경우가 흔하다. 환자들의 경우에도 수술 받은 의사에게 지속적으로 팔로업을 받고 싶기 때문에 외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다. 또 병원에서 의사에게 인센티브를 주기 때문에 의사도 환자를 다른 과로 전원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1990년대 항암 지식을 가지고 약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왓슨과 함께 다학제 진료를 진행하면서 항암치료의 경우 혈액종양내과 교수들이 맡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박 연구소장은 "암 치료에서 가장 빠르게 변하는 분야가 항암치료"라며 "신약이 계속 개발되기 때문에 이를 공부하고 실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혈액종양내과 의사에게 항암치료를 받아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왓슨은 의견을 제시할 때 근거로 논문도 함께 보여준다. 이 때문에 의사들도 모르는 내용에 대해 공부할 수 있고 아는 내용인 경우에는 한번 더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환자 경험이 없는 초보 전문의라도 13년 정도 걸려야 한다. 이 경우에도 지속적으로 논문을 공부하고 환자 경험을 쌓아야 한다. 하지만 이 차이를 왓슨이라는 인공지능이 줄여줄 수 있는 것이다.

병리학이나 영상의학 분야는 왓슨이 경쟁력이 있다. 영상을 데이터로 만들어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할 수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극단적인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2025년까지 의료진의 80%를 대체한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박 연구소장은 "영상이나 병리학에서 진단할 수 있는 암세포냐 아니냐, 피부병변이 문제가 있냐 등은 전문적이긴 하지만 객관적인 데이터로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대체가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환자와 마주쳐서 설명을 해줘야 하고 직접 보고 판단을 해야 하는 내과, 외과 분야 의사들을 대체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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