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임금 올리는 것도 좋지만 오래 근무하는 것을 원한다."(아파트 경비원 김모씨)
연초부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충격으로 사회 전반이 들썩이는 가운데 14일 김현민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시 성북구의 한 아파트를 방문했다. 이 아파트는 최저임금 인상에도 경비원과 청소미화원을 해고하지 않고 고용을 유지해 모범사례로 꼽힌다. 이 자리에는 김 장관과 함께 박선호 주택정책실장, 김영배 동북구청장, 경비원·입주자 대표회의 회장 등 아파트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이 문제가 안되고 주민들의 자치역량도 높은 명품아파트에 오게 돼 영광"이라며 "역량을 쌓아나가는데 민관이 한마음 모아 이뤄낸 성과가 아닌가 생각이든다"고 말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전세계적인 추세'라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 아파트 서모 관리사무소장은 "우리 아파트는 1200가구 대단지로 동행 계약서를 최초로 작성해 유명세를 탔다"면서 "경비원·미화원 급여가 다른 곳보다 우수한 아파트는 아니지만 경비원과 입주자도 양보해 함께 지향점을 찾아가는 모범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 아파트에는 경비원 17명과 청소 미화원 12명이 근무하고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다른 아파트들의 고용불안에 대해서는 신경이 쓰인다.
이 아파트 경비원 김 모씨는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그것 보다 오래 근무하는 걸 원한다"고 말했고 또다른 김 모씨도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 바란다"며 고용안정에 대한 바람을 나타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시민의회를 열어 본 결과 경비원 분들은 임금이 올라가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해고의 두려움이 훨씬 큰 것 같다"고 우려했다.
심재철 에너지나눔연구소장은 "지난해의 경우 경비비 인상액보다 전기료 인하액이 더 많았기 때문에 어느 아파트도 관리비가 증가하지 않았다"면서 "아파트 조명을 LED로 바꾸고 한전과 계약을 체결하면 전기료를 줄일 수 있는데 이런것을 홍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아파트 경비원이 100가구당 1.2명인 아파트들은 최저 임금을 다 올려줘도 3만원도 안된다"면서 "핑계를 대서 휴게시간을 강제로 10시간씩 늘리는데 경비원이 적은 아파트는 휴게시간을 못늘리도록 시간을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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