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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중동산 수입' 대폭 줄였다..10년새 최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1 15:25

수정 2018.01.21 15:25


지난해 월별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
(만 배럴, %)
구분 중동산 물량 전체 물량 중동산 비중
1월 7941 9366 84.8
4월 7235 8452 85.6
7월 8002 9358 85.5
10월 6940 9284 74.8
11월 6901 9466 72.9
두바이유 가격 상승과 중동 정세 불안 등의 여파로 국내 정유사들이 중동산 원유 수입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말부터 중동산 수입 비중은 최근 10년새 최저치까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셰일혁명으로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미국산 원유 수입 규모는 지난해 1000만 배럴을 넘어서며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1일 정유업계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해 11월 누적 기준 중동산 원유 수입량은 8억3739만1000배럴로 전체(10억1831만6000배럴)의 82.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원유 수입 비중으로 보면 중동산 의존도는 여전히 압도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줄곧 80%를 넘던 월별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10월 들어 74.6%로 연간 평균치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지난 해 11월에는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72.9%까지 떨어지면서 최근 10년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해 10월과 11월 중동산 수입 물량도 각각 6940만 배럴과 6901만 배럴로 7만 배럴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7월 8만 배럴을 수입했던 것과 비교하면 1만 배럴 이상 급감한 것이다.

최대 원유 수입처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직격탄을 맞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5년 29.8%, 2016년 30.1%를 차지하던 수입비중이 지난 해 11월 누적 기준 28.4%(2억8967만 배럴)로 감소했는데, 10월과 11월 각각 21.3%, 25.5%까지 급감한 게 컸다.

중동산 원유 수입이 최근 급감하는 건 두바이유 가격 상승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중동 산유국들이 지난해 11월 말 총회에서 올해말까지 감산 연장에 합의하면서 두바이유 가격은 치솟았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월 배럴당 53달러대에서 12월에는 배럴당 61달러 중반까지 올랐다. 미국이 세일혁명으로 원유 생산이 급증하면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같은 기간 52달러대에서 57달러 후반의 상승에 그친 걸 감안하면 큰 차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과거 WTI보다 두바이유 가격이 비쌌는데 셰일혁명 이후 가격 역전현상이 갈수록 뚜렷해 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셰일 원유를 앞세운 WTI가 두바이유보다 가격경쟁력의 우위를 확고히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산 원유 수입은 대폭 늘었다. 미국의 수출금지조치 해제 이후 2016년 말 처음으로 GS칼텍스가 본토 원유 200만 배럴을 수입한 가운데 지난해는 11월까지 1136만 배럴이 들어왔다.
지난해 11월까지 수입액 규모는 6억1032만 달러(6521억원)에 달한다. 미국산 원유 수입은 GS칼텍스와 SK이노베이션이 주도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상반기 200만 배럴을 수입하며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모기업인 에쓰오일을 제외한 정유 3사들은 중동 원유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정 등으로 원유도입선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미국뿐 아니라 카자흐스탄, 러시아, 멕시코, 아프리카 등 값싼 비중동산 원유 수입이 정유사 수익성의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