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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누신 美 재무장관 "약달러 美에 유리"

美, 강달러 정책 포기 암시.. 세계 자산시장.무역 충격파
트럼프도 달러 하락 선호
므누신 美 재무장관 "약달러 美에 유리"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달러 약세가 미국에 이득이 된다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이 24일(이하 현지시간) 투자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므누신 장관의 코멘트가 지금까지 강달러 정책을 공식 표방해온 미국의 정책 전환을 암시한 것이라면 향후 세계 자산시장과 국제무역에 엄청난 충격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은 이날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 도착, 기자들에게 "분명 달러 하락은 무역과 기회라는 측면에서 우리에게 유익하다"면서 달러의 단기 가치는 "우리에게 전혀 걱정거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므누신 장관의 발언으로 2014년 12월 이후 처음 90 아래로 떨어졌다. 달러지수는 이날 거의 1% 하락, 10개월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유로당 달러 환율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1.24달러까지 올랐고, 파운드당 달러 환율도 1.42달러까지 치솟아 브렉시트(영국 유럽연합 탈퇴) 투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달러당 엔 환율은 109.13엔까지 떨어졌다.

일부 전략가들은 므누신 장관이 견고한 경제를 반영하는 강한 달러에 대해서도 좋게 언급했음을 가리키며 달러 약세가 미국에 이득이 된다는 내용만 인용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달러 하락을 바라는 듯한 입장을 피력해왔다는 점에서 므누신 장관의 발언 중 달러 약세에 초점을 맞췄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외환전략가인 벤 랜들은 CNBC 방송에 "므누신의 달러 관련 코멘트가 강달러 정책으로부터의 전환을 시사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우리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그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리고 있다. 만일 그의 발언이 달러정책의 전환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므누신 장관은 25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 등과 함께 다보스포럼의 한 행사에 패널로 참석한다. 므누신 장관은 그 자리에서 달러 약세 발언과 관련, 더 명확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요청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지난 20여년간 최소한 공식적으로는 강한 달러가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또 트럼프 이전의 미국 대통령들은 달러 가치 변동을 초래할 수 있는 발언을 자제했다. 므누신 장관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다른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진화에 나섰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미국이 전통적 강달러 정책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는 언론들의 해석에 문제를 제기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달러는 지금 매우 안정적이다. 그것은 미국이 매우 잘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자유변동환율을 믿는다. 대통령은 항상 그것을 믿어왔다"고 말했다.

미국의 달러정책 전환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달러 약세가 미국의 수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달러 하락은 또 외국인의 미국투자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무역적자 축소를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분명 구미가 당길 만한 사안이다.


그러나 달러 약세는 미국 국채를 포함한 모든 미국 자산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모든 물품 가격을 인상시킨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경우 연방준비제도가 공격적 금리인상에 나서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 금융전문가들은 달러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분석과 함께 유로화 추가 강세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jdsmh@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