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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실명제 첫날] 가상화폐 '김치 프리미엄'도 실종

이병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30 17:29

수정 2018.01.30 17:29

해외 비트코인 가격 35% 떨어지는 동안 국내선 반토막
규제로 불확실성 커지자 신규 투자자 유입 줄어
국내시장 이탈 움직임도
[가상화폐 실명제 첫날] 가상화폐 '김치 프리미엄'도 실종

가상화폐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졌다. 해외 비트코인 가격이 35%가량 떨어지는 동안 국내 가격은 반토막이 나면서 가격차가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 김치 프리미엄은 가상화폐에서 한국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높은 현상을 말한다. 정부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대된 데다 신규 고객 유입이 줄면서 해외보다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또 큰 낙폭과 함께 시장의 역동성이 둔화되면서 국내 거래소를 이탈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30일 빗썸에 따르면 오후 3시3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1263만3000원으로 코인마켓캡의 현재가 1만1103.5달러(약 1191만8500원)보다 5.66%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다.


다른 가상화폐도 국내 거래소의 프리미엄율이 5% 안팎에 수준에 그쳐 있다. 빗썸에서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5.61%, 3위 리플은 2.14% 각각 코인마켓캡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골드는 빗썸 가격이 해외보다 오히려 3.84% 더 낮았다.

그간 국내 프리미엄은 비트코인에서 최대 45% 가까이 형성되며 '거품'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로 인해 가상화폐 시가총액에서 국내분을 제외하는 등 시장의 왜곡을 불러온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 '재정거래'로 불리는 차익거래 등 편법거래도 성행하는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달 중순께 정부가 가상화폐 규제 의지를 나타내고, 실명 계좌로만 거래를 열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프리미엄은 15%대까지 줄어들었다. 이어 신규 고객 진입도 불투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해외에 비해 높은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

실제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고점(종가기준 2504만3000원)에 비해 50% 가까이 줄어들었다. 반면 코인마켓캡에서는 1만7300달러에서 이날 1만1100달러로 36% 감소하며 낙폭을 키웠다.


한편 투자자들이 가격 급락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가상화폐정보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는 그간 거래량 1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홍콩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밀려 2위로 내려왔다.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에도 가상지갑을 통한 거래소 이전에 대한 글이 많이 확인되고 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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