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대우건설 인수 결국 포기...세가지 이유는?
"대우건설 해외부실·정치권 연루 특혜설·노조 반대로 인수 중단"
'고래를 삼켰다'는 평가를 받던 호반건설이 결국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지 8일만에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했다. 대우건설의 실적에서 나타난 해외 우발부실을 감당할 수 없었다는 게 이유다. 또 정치권 연루설, 특혜설 등도 인수를 중단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다만 시장에선 앞서 호반건설이 지난 2015년부터 동부건설, SK증권 인수전 당시 본입찰에서 발을 뺐던 전력이 있던 만큼 이번에도 인수전을 이용해 지명도만 높였다는 빈축도 나온다.
■호반건설, 대우건설 '해외부실' 몰랐나?
8일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며 인수포기를 선언했다.
호반건설 M&A관계자는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 일련의 문제들을 접하며 과연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의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했다"면서 "아쉽지만 인수 작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호반이 언급한 '해외사업 우발 손실'은 전날 대우건설이 발표한 4·4분기 실적에서 드러난 '모로코 사피 발전소 프로젝트' 손실이다. 4·4분기 해외 손실 3300억원 대부분은 사피 발전소 시운전 중 주요 기자재가 파손되면서 발생했다. 호반은 "추가로 발생할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복수의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모로코 사피 발전소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손실은 일회성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대우건설은 매년 4·4분기 우발비용 발생이 반복되면서 실적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에선 호반건설이 이같은 해외사업 우발 손실을 진작부터 알지 못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자체적으로는 1월께에 이같은 손실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은 "앞서 3·4분기 실적만으로 인수를 검토해왔고, 예비실사를 통해서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이 막은 M&A?
이외에도 호반은 "지난 3개월여 간의 인수 기간 동안 정치권 연루설, 특혜설과 노동조합 등 일부 대우건설 내 매각에 대한 저항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대우건설이라는 상징적 국가기간 산업체를 정상화 시키고자 진정성을 갖고 인수 절차에 임해왔다"며 인수포기 이유를 에둘러 표했다.
실제 자유한국당은 호남기업인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에 대해 3가지 의혹을 제기해왔다. 3조2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건설을 1조6000억원에 매각한다는 것을 문제삼으면서 '반토막 졸속매각'이라고 주장해 왔다. 또 업계 13위 규모의 호반이 3위 규모의 대우건설을 경영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특히 이번 인수 절차 과정 내내 문제가 됐던 '분할매각'과 '시가매각'도 자유한국당이 특혜라고 주장해온 근거다. 당시 호반건설은 당장 지분 전량을 모두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40%만 우선 사들이고 나머지는 3년 후에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다. 40% 인수가로 주당 7700원을 제안했다.
앞서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를 반대하며 인수 반대 천막 농성을 진행한 이 회사 노동조합 역시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한편, 호반이 인수를 포기했다는 소식에 김우순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호반건설은 앞서 다른 기업의 매각때도 수차례 치고 빠지기를 한 전력이 있는데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밀실 매각을 진행한 것은 산은의 책임이 크다"며 "이번 모로코 해외건설 부실도 산은의 경영 아래에서 수주했던 사업장으로 관리부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김용훈 윤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