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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24시] 제주신화월드, '카지노 복합리조트'가 아니었나?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1 12:16

수정 2018.02.11 15:02


랜딩카지노가 들어서는 제주신화월드 메리어트 리조트관
랜딩카지노가 들어서는 제주신화월드 메리어트 리조트관

[제주=좌승훈기자] 제주신화월드 카지노 이전 확장을 두고 말이 많다. 그러나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14년 제주신화월드 개발 및 운영사인 람정제주개발㈜가 제주 하얏트호텔 내 카지노 '벨루가 오션'을 1200억원(홍콩달러 8억7560만 달러)에 인수했을 당시부터 이미 예견됐던 일이었다.

앞서, 지난 2012년 마제스타가 신라호텔 카지노 운영권을 200억원에 매입한 것과 비교할 때, 주목을 받고도 남을 일이었다.

■ 2014년 카지노 운영권 매입 당시 이전 확장 예견된 일

제주도는 특별법을 통해 외국인이 5억 달러(한화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 카지노를 신규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는 '자격'일 뿐, 이미 도내 8개 카지노가 경쟁하는 마당에 새로 운영권을 준다는 것은 지자체로서도 여간 부담스런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달리 방법이 없지 않은가? 기존 운영권을 사들이는 수밖에.

지난 9일 제주도의회 김희현 문화관광스포츠위원장과 김동욱 부위원장, 김태석·김명만·이선화 의원이 ‘제주신화월드 카지노 변경 허가 의견 제시의 건'을 처리하기 위한 의견 청취 차원에서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를 방문했다. 제주도 카지노감독과 직원들도 동행했다.

9일 제주도의회 랜딩카지노 현장 방문
9일 제주도의회 랜딩카지노 현장 방문

제주하얏트호텔에서 제주신화월드로 이전되는 랜딩카지노는 영업장을 기존 803.3㎡에서 5581.27㎡로 확장 추진하고 있다.

랜딩은 현재 도내 카지노 영업장 중 가장 작다. 카지노 복합리조트단지로 옮기는 마당에 '동네 마트' 수준의 영업장을 계속 운영할 수는 없다는 게 제주신화월드 입장이다.


■ 도의회, 카지노 운영권 매입 후 영업장 면적 변경 허가 '제동'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제주도의회의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이다.

지난해 12월 발의된 개정 조례안은 '도지사가 기존 면적의 2배를 초과하는 면적 변경에 대해 공공의 안녕, 질서 유지 또는 카지노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면적 변경 허가를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기존 카지노 영업장을 크게 확장하거나, 랜딩카지노처럼 기존 카지노 운영권을 매입한 후, 새로운 사업장으로 이전 확장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제주도는 이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정하는 경우, 주민의 권리 제한 또는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는 지방자치법 제22조에 저촉 된다”며 도의회에 재의를 요청했다.


9일 제주도의회 랜딩카지노 현장 방문
9일 제주도의회 랜딩카지노 현장 방문

■ 16차례 MOU 실패 끝에 2조2649억원 규모 사업 추진

카지노 복합리조트단지에 ‘카지노’는 핵심 인프라다. 행정절차가 늦어지면서 제주신화월드 1단계 그랜드 오픈도 연기됐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제주신화월드는 2001년 제주신화역사공원 프로젝트에 의해 추진돼온 사업이다. 중·장기 프로젝트다. 그동안 투자유치를 위해 16차례에 걸쳐 업무협약(MOU)도 체결됐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가까스로(?) 성사된 게 제주신화월드다. 398만6000m² 부지에 건축 연면적이 87만3000m², 총사업비가 2조2649억원이나 투입된다.


■ 카지노 1만683m², 사업계획 승인 해놓고 이제 와서 왜?

더욱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지난 2015년 2월 착공에 앞서, 2018년까지 숙박시설 3556실, 카지노 1만683m², 워터파크 1만3000m², 회의시설 1만4107m² 등을 조성하는 내용의 개발사업 변경 신청서를 승인했다.

카지노 시설은 이미 면적까지 대외에 공표된 상태였다.

두 말 할 것없이, 제주신화월드는 카지노 복합리조트단지다. 현재 호텔에 둥지를 튼 도내 8개 카지노 중 첫 사례다.

카지노가 더이상 단순 오락시설이 아니라, 금융.숙박.레저.엔터테인먼트와 맞물려 '산업'으로서 첫 발을 떼는 단계인 것이다.

최근 중국은 자국 최남단에 있는 하이난성에 카지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미카오를 비롯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의 카지노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다.

‘파친코의 왕국’일본도 늦어도 2025년 이전, 오픈 카지노 개장을 서두르고 있다.

외국 뿐 만 아니라, 인천경제청도 4곳의 복합리조트 집적화(카지노 클러스터)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부산 북항에도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리조트 ‘마리나베이 샌즈’를 건립한 샌즈그룹이 카지노를 갖춘 복합리조트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두 곳 다 목표가 규모화와 복합화다.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 세계에서 보기 드문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이전 확장 논란


처음부터 착한 기업은 없다. 처음부터 돈 잘 벌고 고용을 잘 하는 기업도 없다. 지역 상생경영이니, 대규모 일자리 창출도 결국 이윤이 나야 가능한 일이다.


규제강화니, 제도정비 타령만 할 게 아니다. 카지노는 복합리조트와 결합해 대규모 매출과 고용을 창출하고, 세수와 관광수익 증대를 기할 수 있는 중요한 관광산업이라는 점, 더욱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카지노는 '오픈 카지노'도 아닌, 세계에서 보기 힘든 ‘외국인 전용 카지노’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마땅히 이견이 좁혀지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이 필요하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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