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대통령실

北김여정 손에 든 '파란 서류파일'에 관심...꼿꼿한 듯 굳은 표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0 12:34

수정 2018.02.10 12:34

文대통령, 靑에서 북측 대표단 접견 및 오찬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10일 오전 청와대 접견실에서 파란색 파일을 들고 자리로 앉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10일 오전 청와대 접견실에서 파란색 파일을 들고 자리로 앉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에 도착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을 맞이하며 "추운 날씨에 밤 늦게까지 고생 많으셨다"고 인사를 건넸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대통령께서 마음을 많이 써주셔서 괜찮았다"며 짧게 답했다.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59분 청와대에 도착,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영접을 받으며 문 대통령과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가벼운 인사와 기념촬영을 했다.

북측 대표단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안내를 받으며 먼저 접견실로 이동했다. '파란색 서류 파일'을 손에 든 김여정 부부장은 어깨를 편 듯 꼿꼿한 모습으로 입장했다.

김 부부장 손에 들린 파일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인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 북한의 헌법상 국가수반이자 북측 고위급 대표단장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빈손으로 입장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먼저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는 제스쳐를 취하기도 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전날 인천국제공항 도착 당시 접견실에서 김영남 위원장이 상석에 앉길 주저하며 자리를 권하자 활짝 웃으며 마다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백두혈통'(김일성 가계)인 김여정 부부장이 이번 북측 대표단의 '실세'이자 '특사단 대표'임을 드러나는 대목이다.

좌석 배치도 김여정 부부장을 배려한 모습이 역력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자리 맞은편 상석 자리를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배치하지 않고, 김여정과 김영남 사이에 문 대통령이 마주할 수 있도록 했다. 북측 대표단이 4명, 우리측이 5명이라는 점을 감안한 자연스러운 좌석배치였다.

자리에 착석한 김여정 부부장은 옆 자리에 앉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대화를 나눌 땐 살짝 미소를 짓기도 했으나 대체로 긴장한 듯 시종일관 표정이 굳어 있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조명균 장관은 날씨 얘기를 주고 받으며, 가볍게 대화를 이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오전 11시10분. 문 대통령이 활짝 웃으며 접견실에 들어서며 북측 대표단과 차례로 다시 한 번 악수를 나눴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악수를 하며 가볍게 고개를 숙인 반면 김여정 부부장은 고개를 숙이지 않은 채 악수만 했다. 문 대통령은 "어제 늦게까지 추운데 고생하셨다"는 말로 인사를 나누며 접견에 들어갔다.


이날 접견 및 오찬엔 우리 측에선 문 대통령,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5명이, 북측에선 김 부부장과 김영남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4명이 참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