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대기업 입증 책임 부여...징벌적 손해배상 10배(상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2 09:09

수정 2018.02.12 09:12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사건처리 흐름도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사건처리 흐름도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앞으로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는 대기업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손해액의 10배까지 물게 한다. 중소기업계가 기술탈취 소송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입증책임'도 가해혐의 기업에게 묻는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12일 더불어민주당과 당정협의를 개최하고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당정 협의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인호 산업통산자원부 차관,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성윤모 특허청장이 참석했다.

당정 고위관계자들은 기술탈취 뿌리 뽑기에 정부와 여당 간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할 것에 합의했다.

이들은 "기술탈취 문제는 '기술에 대한 대가 지불'이라는 인식 부족과 대·중소기업 간 종속구조에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중소기업계가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들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기술탈취 문제, 中企 중심으로 푼다
우선 가해혐의 대기업에 '입증책임'을 부여하는 제도를 '특허법', '부정경쟁방지법', '상생협력법', '산업기술보호법'에 도입한다. 기술침해혐의 기업은 자사(自社)의 기술이 피해당한 기업의 기술과 무관함을 해명해야 하는 '입증책임'을 갖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도 획기적으로 강화한다. '하도급법', '상생협력법', '특허법', '부정경쟁방지법', '산업기술보호법' 등 기술탈취 관련 5개 법률의 손해배상액을 손해액의 최대 10배까지 상향한다.

행정부처는 조사·수사 권한을 활용해 기술탈취 근절을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 기술탈취 사건이 발생하면 검·경 등 수사기관 및 중기부, 공정위, 특허청 등 관련부처가 협력해 피해사건을 빠르게 해결한다. 특허청 특별사법경찰 직무범위도 확대해 현행 상표권 침해에서 영업비밀 침해와 디자인 도용까지도 범위에 넣는다. 올해 '사법경찰직무법'을 개정해 추진할 방침이다.

중기부와 특허청에도 조사·시정권고 등 행정조치 권한을 보강한다. 앞으로 중기부는 중소기업 기술 침해에 대해 신고를 받으면 시정권고와 공표까지 할 수 있다. 특허청도 영업비밀 침해나 아이디 탈취를 당했다고 신고를 받거나 인지하면 경찰청에 고발(영업비밀 침해)하거나 시정명령(아이디어 탈취)을 할 수 있다.

중기부 장관은 유관부처가 참여하는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TF'를 발족하고, '중소기업 기술보호위원회'를 새로 만든다. TF에는 중기부, 산업부, 공정위, 특허청, 경찰청, 대검찰청 등 6개 부처가 참여한다.

■원칙 다시 만들고 中企에 법적·물적 지원 강화
또한 기업끼리 기술자료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원칙을 다시 정립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기술 비밀자료를 거래할 시에는 비밀유지협약서(NDA)를 의무적으로 체결해 위반했을 때 벌칙을 부과한다. 하도급거래에서 예외적으로 기술자료 요구를 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최소화하고, 요구서면 기재사항에 반환·폐기 일자를 반드시 명시하게 한다. 기술임치제도 활성화를 위해 창업·벤처기업 등의 임치수수료를 감면하고, 표준하도급계약서의 기술임치제도 활용 규정을 확대한다.

대기업과의 기술자료 거래내역, 자료를 요구한 대기업 담당자, 부당하다고 느낀 정황, 불합리한 상황 등을 중소기업은 기록해 향후 분쟁이 일어났을 때 입증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자료 거래기록 등록 시스템'도 구축·도입한다.

아울러 중소기업에 대한 법률적 조력과 물적 지원을 강화한다. 변호사협회와 협력해 대기업의 자료 요구 대응부터 소송까지 1:1로 전담 자문하는 '공익법무단'을 운영한다. 특허심판에는 '국선대리인' 제도를 도입하고, 국선대리인 수행사건에 대해 심판 수수료를 감면해 준다. 특허공제, 소송보험, 정책자금, 판로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활용해 기술탈취 피해기업의 경영정상화도 지원한다.

기술보호를 위한 상생노력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조치도 취한다. 대·중소기업 간 활발한 기술거래 환경을 조성하고, 대기업 등의 기술보호.기술나눔을 장려한다.
중기부는 기술보증기금의 기술거래 기능을 강화하고,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공동 연구개발(R&D) 활성화한다. 또한 기술보호교육과 기술탈취 문제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높일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대책이 뿌리내리도록 계속 점검, 보완해 기술탈취가 근절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