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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수익 절반 ‘非정유’서 거뒀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8 17:13

수정 2018.02.18 21:43

높아지는 비정유 사업 비중
SK이노 영업익 3조2243억.. 64%가 비정유 부문서 수익.. 국내 톱4 합계로는 49.2%
수익 극대화 경쟁 가열
SK이노 투자금 10兆 돌파.. GS칼텍스 여수공장에 2兆.. 에쓰오일 5兆 사업 막바지
국내 정유사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 가운데 절반 이상을 비정유 부문 사업이 차지했다. 석유화학과 윤활유 사업의 실적이 정유사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정유사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성장 전략의 하나로 비정유 부문의 경쟁력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 주요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총 7조9489억원이다.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석유화학과 윤활유 사업 등 비정유 부문은 3조9117억원으로 49.2%를 차지해 절반에 육박한다.



정유업계 선두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3조2243억원을 달성했다. 비정유 부문에서만 2조705억원을 벌어 업계에서 처음으로 2조원대를 돌파하면서 비중이 64%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실적 발표에서 에너지.화학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에쓰오일의 경우도 전체 영업이익에서 비정유 부문의 비중이 3년째 절반을 넘어섰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이 전체의 30%이상을 차지했다.

정유사들이 비정유 사업의 비중을 확대하는 것은 국제유가와 환율에 따라 시황 변동이 큰 정유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사업구조 다변화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인수합병(M&A)과 시설투자를 병합해 비정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저유가 사태의 손실을 경험한 후 화학과 윤활유 사업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11년 이후 비정유 사업에 쏟은 투자금만 10조원 이상이다. 일례로 지난 2014년 SK인천석유화학을 통해 연간 130만t 규모의 파라자일렌(PX) 생산능력을 갖췄다. 또 지난해엔 SK종합화학이 미국 다우로부터 에틸렌아크릴산(EAA)과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을 인수하며 고부가포장재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GS칼텍스도 최근 비정유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전남 여수 제2공장에 약 2조원을 투자해 석유화학 사업 가운데 하나인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건설키로 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2년 연간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에쓰오일의 경우도 약 5조원을 투자해 비정유 사업을 강화하는 대규모 사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RUC.ODC) 프로젝트다. 잔사유를 처리해 프로필렌과 휘발유를 생산하고, 프로필렌을 원료로 하는 폴리프로필렌(PP)과 프로필렌옥사이드(PO) 등 고부가 제품도 하반기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통해 만들어낼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설비 고도화와 함께 합작사 설립을 통해 비정유사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16년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설립한 현대케미칼에서 혼합자일렌(MX)을 생산하고 있고, OCI와 합작한 현대OCI 카본블랙 공장은 이달 상업가동이 예정돼 있어 비정유 부문 실적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재료로 쓰이는 에틸렌을 생산하는 납사분해시설(NCC) 사업도 합작 형태도 추진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유사 수익 절반 ‘非정유’서 거뒀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