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해 4·4분기에 출시한 아이폰X과 아이폰8시리즈의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매출액 측면에서는 절반을 차지한 것이다.
아이폰X의 국내 출고가는 64GB 모델이 136만700원, 256GB 모델이 155만7600원이다. 이에 따라 애플이 아이폰6 및 아이폰6플러스를 통해 누렸던 이른바 ‘슈퍼 사이클’을 다시 이끌어 낼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 바 있다.
특히 출시 직후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는 연말 성수기에 힘입어 높은 판매 실적을 보였으나, 타지역에서는 그다지 판매량이 증가하지 않았다.
비록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매출액 측면에서는 아이폰의 슈퍼 사이클을 보여주는 몇 가지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애플은 북미시장에서 75%, 유럽 57% 등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액 점유율을 차지했다.
카운터포인트 닐 샤 연구원은 "스마트폰이 점차 디지털 생활의 핵심으로 잡으면서 아이폰에 대한 지불 비용 의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 7억명에 달하는 아이폰 사용자가 여전히 애플의 브랜드 및 디자인, 사용자 경험에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어 높은 출고가에도 불구하고 애플 제품을 구매한다"고 분석했다.
256GB의 메모리 용량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적용 등 고급 사양을 적용하며 고가 전략을 선택한 것도 애플의 매출액 증가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카운터포인트가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아이폰X에 관한 수요조사에서 아이폰 사용자들은 높은 구매의사를 보여준 반면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애플은 판매량 측면에서 2017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매출액은 슈퍼사이클을 이루며 최고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 임수정 연구원은 "애플 생태계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판매량을 무시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경계의 시선이 있다"며 "이에 따라 2018년 새로 출시되는 신모델의 가격 정책에 있어, 애플이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하기에는 많은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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