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청년고용 보고서.. 첫 직장 임금이 10년 영향
고졸 근로장려금이 효과.. 대졸은 좋은 곳 이직 쉽게
지난 15여년간 20회 넘는 청년고용 대책이 실패한 이유는 단기적 실적 중심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고졸 근로장려금이 효과.. 대졸은 좋은 곳 이직 쉽게
청년고용 대책이 중장기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되려면 고졸·대졸 청년들의 취업 특성을 파악한 후 그에 맞는 지원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 보고서가 나왔다.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도 청년고용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한요셉 연구위원이 6일 발표한 보고서 '청년일자리 특성의 장기효과와 청년고용대책에 관한 시사점'에 따르면 청년취업자의 첫 일자리가 장기적인 고용에 큰 영향을 준다. 청년들이 미취업 상태를 감수하면서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것은 첫 직장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졸업 이후 '첫 일자리'를 얻기까지 걸리는 기간(이행기간)과 초임, 기업특성 및 규모가 고졸, 대졸 취업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 이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우선 첫 일자리의 임금은 모든 청년취업자의 10년 후 임금과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대졸 남성은 첫 일자리에서 받았던 임금이 평균보다 10% 높을 경우 1∼2년 차 때의 임금은 평균보다 약 4.5% 높고 11년 차 이상에서는 약 3.8%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4년제 대졸 남성은 첫 일자리 임금이 평균보다 10%보다 높은 경우 1∼2년 차의 임금은 평균보다 약 4.6% 높고, 9∼10년 차에도 4.4% 이상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일자리의 기업규모와 고용형태가 장기고용 등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서는 대졸자의 경우가 컸다. 한 연구위원은 "4년제 대졸자는 초임과 함께 경력 초기 기업규모와 고용형태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중노동시장 구조가 특히 이 그룹에서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결국 더 나은 일자리로 상향 이동이 거의 불가능하고, 비슷한 수준의 일자리만 전전하게 되는 경우 청년들이 좋은 첫 일자리를 갖기 위해 장기간 실직 내지 미취업 상태에 머물게 된다. 반면 고졸자의 경우는 첫 일자리 특성 중 임금 이외의 변수들은 장기고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결국 해법도 다르게 나왔다. 고졸취업의 경우 근로장려금 제공과 함께 근로시간을 단축해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정책이 이들의 구직 동기를 높이고 노동시장 정착을 돕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대졸취업의 경우 경력 간, 경력 내 상향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지원정책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연구위원은 "보다 근본적인 것은 경력 초기의 실패가 있어도 재기가 가능한 노동시장 전반의 유연안정성 강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경력 형성형 이직.창업이 충분히 일어나도록 하는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청년취업 프로그램이 단기적.반복적 일자리 창출로 흐르지 않도록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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