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중미까지 넓힌 우리 경제영토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7 17:04

수정 2018.03.07 17:04

[특별기고]중미까지 넓힌 우리 경제영토


지난 2월 21일 한국과 중미5개국(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이 양국 장관 간 서명을 통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지난 2년8개월여간의 협상 끝에 본 결실이다.

한.중남미협회는 이 서명식을 하루 앞두고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협회와 공동으로 한.중미 비즈니스포럼을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중미5개국 경제장관들이 직접 자국의 통상 및 투자 기회를 설명했다. 자리를 가득 메운 우리 기업인들은 이번 FTA를 계기로 중미국가에서 사업 기회를 찾으려는 열의를 보였다.

중미 5개국 장관들은 FTA로 우리 기업들에 다양한 기회가 열렸다고 말한다.
중미지역은 북미시장과 가까운 곳에 있다. 미국, 캐나다 등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미 우리 섬유.봉제업체들이 중미시장을 겨냥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장관들은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통해 가치사슬(Value Chain)을 확대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했다.

장관들은 중미 5개국의 소비력도 장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개별 시장은 작지만 5개국이 단일 경제권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 합치면 4000만에 이르는 수요다. 개별 국가들은 외국인 투자 장려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각종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기회가 많다고도 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에 중남미 FTA를 활용하도록 몇 가지를 당부한다.

첫째, 한국은 중남미 국가들과의 비교우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도 중미 지역에 매력을 느끼고 협상 중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FTA는 우리에게 이들보다 유리한 환경에 서게 했다. 이번 협정 서명으로 한.남미공동시장(Mercosur) 무역협정과 한.태평양동맹(PA) 자유무역협정 교섭도 속도가 붙는다. 이를 통해 찾아올 더 많은 기회에 대비해야 한다.

둘째,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넓어진 무역기회를 활용해야 한다. 이번 협정으로 중미 각국 모두 전체 품목의 95% 이상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한다. 자동차, 철강, 합성수지 등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음료, 섬유, 자동차 부품, 철강 및 건설장비 등 우리의 중소기업 품목 수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셋째, 우리 기업은 에너지, 인프라, 건설시장 진출을 위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번 협정으로 투자기업들은 현지에서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게 된다.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 미가입국인 이들 국가의 정부조달 시장도 개방됐다. 우리 정부는 연내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에 가입할 예정이다. CABEI에 가입하면 기업들이 현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손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FTA와 함께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을 위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넷째,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활용해야 한다. 미주 지역에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협정으로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제3의 길이 열렸다.
우리 기업은 이 점에 특별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한.중미 FTA를 통해 한국과 중미 간 보다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쌍방은 상호 윈윈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기대한다.

신숭철 한·중남미협회 회장(전 주코스타리카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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