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쓰러뜨린 업체는 손에 다 꼽기 힘들다. 1995년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종이책 가격을 낮추고 전자책까지 출시해 오프라인 서점을 위협했다. 전자제품 유통에 뛰어들자 2008년 미국 2위 업체 서킷시티가 파산했다. 3년 후엔 2위 오프라인 서점 보더스도 문닫았다.
소매업종도 아마존에 잠식당했다. 미국의 백화점 체인 시어스, 메이시스 등은 유동성 위기로 매년 수십내지 100여곳의 매장을 정리 중이다. 아마존이 올 초 공개한 '아마존 고'는 계산원이 필요 없는 무인매장이다. 앞서 인수한 식품체인 홀푸드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역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아마존이 금융서비스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아마존 당좌수표'다. 소비자가 현금이나 체크카드 없이도 물건을 사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마존은 앞서 의약품 유통과 보험업 진출을 위한 발판도 만들어 놨다. 이제 유통공룡이라는 말로는 아마존을 설명하기 어렵다. 혁신을 통한 영역 파괴야말로 아마존의 정체성이라 부를 만하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6일(현지시간)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MS) 공동창업자를 제치고 억만장자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아마존 주가가 급등한 결과다. 3개월이 멀다 하고 사업확장에 나서고 있으니 놀랄 만한 일도 아니다. 베조스 CEO는 "인터넷의 위력을 우리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그저 거대한 미래의 첫날"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선 언제쯤 아마존 같은 스타트업을 볼 수 있을까.
ksh@fnnews.com 김성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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