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구축 위해 정치권-기업-학계가 뭉쳤다

일생활균형과 일하는 방식 추진을 위한 국회포럼(대표의원 한정애, 정춘숙, 이찬열의원)이 7일 국회에서 발족식을 갖고 워라밸 문화 조기 확산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등을 정책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 포럼에는 여야 37명의 국회의원과 12개 기관 및 단체 기업들이 참여했다.

사진 맨 앞줄 (왼쪽부터) 박선정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 변호사, 송미란 (재)일생활균형재단 이사장, 정춘숙 의원, 이찬열 의원, 한정애의원, 유은혜 의원.

둘째 셋째줄(왼쪽부터) 이승윤 홍익대 교수, 전주혜 대한변협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위원회 위원장, 민수홍 프론텍 대표, 서지훈 한화생명 상무, 한화진 한국여성과학기술인 지원센터 소장, 조규조 EBS 부사장,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 문계완 한국인사조직학회장(경북대교수), 김혜숙 유한킴벌리 지속가능경영부문장, 임종성의원, 유원무 풀무원 바른마음 경영실장, 최운열 의원, 이원욱 의원, 김성수 의원, 권칠승 의원, 김영주 일생활균형연구소장
최근 최저임금제를 비롯해 주당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와 정치권의 '저녁이 있는 삶' 구현을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 실현을 목표로 한 '일생활균형 및 일하는 방식 혁신을 위한 국회포럼'이 출범해 주목을 받고 있다.

소위 워라밸 추진을 위해 국회를 비롯해 민간, 기업, 공공기관을 아우르는 협력 플랫폼이 완성된 것으로 여야 의원 38명과 12개 기관과 기업이 참여했다.

최근 초저출산 위기 및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등과 맞물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일생활균형'(Work and Life Balance·약칭 '워라밸')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국회를 중심으로 민간,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는 협력기구가 출범했다. 이에 따라 워라밸을 사회에 조기 정착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 개발 및 입법 활동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등 여야 의원 37명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일생활균형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 추진을 위한 국회포럼'(공동대표 한정애.정춘숙.이찬열 의원)을 결성했다.

포럼에는 특히 대한변협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위원회, 일생활균형재단, 한국여성벤처협회, 한국교육방송공사,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인사조직학회, 유한킴벌리, 풀무원, 프론텍,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한화생명 등 12개 기관 단체 기업이 외부 회원으로 참여, '일생활균형' 및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라는 아젠다를 범사회적 차원으로 확산하기 위한 국회 공공기관 및 학계 경제단체 및 기업들을 망라한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포럼은 선언문을 통해 "4차산업시대가 요구하는 시대적 가치인 '워라밸'과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회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종합적이고 적극적인 대처방안이 필요하다"면서 "포럼을 통해 국회와 기업 학계 관련단체들이 협력해 정책 및 제도개선 과제를 도출하고 워라밸 실천이 가능한 문화 형성과 정착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럼은 또 "각 기업들이 워라밸의 가치를 지향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추세지만 아직 노동자 개개인이 체감하기에는 낮은 수준"이라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과 문화가 바뀌고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이를 위해 일생활균형 우수기업 방문 및 정책간담회, 정책 자료집 발간, 실증사례 연구, 제도개선 및 입법 활동을 통해 워라밸 조기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포럼 공동대표인 한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개정된 근로기준법이 장시간 노동이 야기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 일생활균형이 우리 사회와 현장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포럼을 중심으로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또 "저출산 고령화, 4차산업혁명의 도래 등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일생활균형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정춘숙 의원), "꺼져가는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근본 대책은 산발적인 예산 투입이 아니라 (정책을) '워라밸'에 맞추는 것(이찬열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우리 기업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일하는 방식은 여전히 예전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생산성향상과 일자리 질 개선을 통해 중소기업의 일생활 균형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은 "저출산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고 4차산업혁명 시대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열쇠는 여성인재들이 경력단절 없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포럼에서 다양하고 실효성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하는 방식과 일생활 균형,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포럼 창립 세미나에서는 워라밸 확산과 일하는 방식 개혁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한국마이크로소트프 박선정 대표변호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4차산업혁명시대의 기술혁신은 일의 개념은 물론 일하는 방식도 근본적으로 바꿔 놓고 있다"면서 "기술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일터(workplace), 일하는 방식(Workstyle), 근로자(workforce) 등 21세기 업무환경을 구성하는 3가지 요소가 모두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기업 입장에서 일과 생활의 균형은 생산성 확보 문제와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면서 "일생활균형은 '여성만의 이슈'가 아니라 어떻게 일터의 문화를 더욱 포용적으로 만드느냐는 '문화혁신'에 관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혁명시대에 정부와 기업은 근로자들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식으로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면서 "여기서 창의력이 나오며, 이것이 4차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4년 신사옥 이전후 스마트오피스를 구축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전에 비해 하루 4.5시간의 새로운 생산성이 확보됐고, 자율근무 및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 도입이후 직원 만족도가 89%에 달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과로사회'의 저자인 김영선 (재)일생활균형재단 자문위원은 "우리 사회는 여전한 근면신화, 강도높은 성과 압박, 장시간 노동이 재생산되는 '과로사회'"라고 전제한 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노동과 비노동의 경계가 모호해 지고, '시간 권리'로서의 자유시간에 대한 침해 등 업무의 일상 침투로 인한 새로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또 "배달대행 앱 서비스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은 기존 법제도의 밖에 놓이면서 노동자의 탈노동자화도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루 노동시간의 규정, 시민교육으로서의 시간권리 강화, 연결되지 않을 권리 및 휴식권 보장 등이 4차산업혁명시대의 일생활균형을 위해 논의되어야 할 과제들"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홍익대 이승윤교수는 "일하는 방식이 변화되고 일생활균형을 찾는 것이 업무효율, 몰입도, 성과증진 등 조직의 목표 달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제시되고 있다"면서 "특히 일생활균형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모든 근로자들의 업무 생산성 향상과 직결되어 있음을 강조해서 여성인력 뿐 아니라 남성 인력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주은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토론을 통해 "유연근무제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업종별 기업별, 유연근로 및 근무형태별로 적합한 직무 및 대상 근로자집단, 관리제도 등을 발굴해야 하고 이를 위한 법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여성철 고용문화개선정책과장은 "정부는 일하는 문화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근무혁신 인센티브제'의 도입과 노동자의 상황(육아, 돌봄, 학업)에 따라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 과장은 "유연근무 도입 절차, 인사관리방안, 유연근무시 발생할 수 있는 실무적인 쟁점 등을 담은 매뉴얼을 마련해 기업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