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블록체인, 국제 은행 송금망에 쓰기에는 시기상조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9 14:47

수정 2018.03.09 14:47

세계은행들의 송금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은행간전기통신협회(SWIF·스위프트)가 차세대 송금 기술로 각광받는 블록체인(분산원장기술)을 시험 운영한 결과 아직까지 대규모 국제 송금에는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위프트는 블록체인 기술이 잠재력은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8일(현지시간) 발표에서 회원 은행 34곳을 대상으로 국제 지급결제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키는 개념입증 실험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스위프트는 지난 1973년 북미와 유럽 은행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비영리조직으로 각국 주요 은행들 간의 송금과 지급 등에 필요한 데이터 통신 시스템을 운용한다. 현재 200개 이상 국가의 1만1000여개 금융기관들이 스위프트에 가입했으며 스위프트가 운용하는 통신망 자체를 스위프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본부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다.


스위프트는 "실험이 매우 잘 진행됐다"며 블록체인에 대해 "핵심적인 다국적 금융 기관들이 사용하고 대규모 상용화를 위해서는 좀 더 진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블록체인은 특정 네트워크에 참여한 모든 참여자가 네트워크 내 모든 거래 기록을 각각 보관해 위조를 막는 데이터 기술로 가상화폐 거래의 핵심이다. 현재 각국 은행들은 국제 송금에 스위프트를 이용하지 않고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송금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스위프트는 28개 은행들의 외국환 업무용 해외 계좌(당방계정)를 가지고 블록체인을 이용한 실시간 송금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각 은행들이 각자의 보안을 유지하면서 송금을 하려면 거래 기록을 보관하기 위해 528개의 하위 원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스위프트의 데미언 반데르베켄 연구개발 대표는 스위프트 전 회원사가 이를 이용하기 위해 10만개의 하위 원장이 필요하다며 시스템의 유지와 개선, 조정 등이 매우 불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실험에 대해 "전 회원사가 블록체인을 이용하기에는 운용 면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도 "이러한 어려움은 극복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