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맛없기로 소문난 '황어(黃魚)'... '물 반 고기 반' 진풍경 연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4 08:00

수정 2018.03.14 08:11

3월부터 수만 마리 황어 산란 위해 회귀
울산 태화강 봄철 진객으로 변모
울산시 이달 말까지 황어 관찰장 운영
'물 반 고기 반' 3월 들어 산란을 위해 울산 태화강으로 회귀한 수만 마리의 황어. 울주군 선바위교 부근에서 산란 중인 황어들이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맛 없는 물고기로 소문나 어민과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없는 황어지만 봄철 울산 태화강의 진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 반 고기 반' 3월 들어 산란을 위해 울산 태화강으로 회귀한 수만 마리의 황어. 울주군 선바위교 부근에서 산란 중인 황어들이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맛 없는 물고기로 소문나 어민과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없는 황어지만 봄철 울산 태화강의 진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맛없기로 소문난 물고기 ‘황어(黃魚)’가 봄철 울산 태화강의 진객으로 자리 잡았다.

산란철을 맞아 화려한 색상으로 치장한 수만 마리의 황어 떼가 거슬러 오르는 요즘 태화강은 이른 바 ‘물 반 고기 반’의 진풍경을 연출하며 울산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황어는 동해안 하천에만 회귀하는 어종이다. 봄철 산란철을 제외하고는 바다에서 일생을 보낸다. 동해안을 찾는 낚시꾼들에게 그럴싸한 손맛을 안겨주지만 실제로는 어민이나 지역 주민들에게는 인기가 전혀 없는 어종이다.



이유는 맛이 없어서다. 박모(65·울산시 북구 강동동)씨는 “예전에 소금구이 등으로 먹기도 했지만 별다른 맛이 없는 데다 잔가시까지 많아 황어를 잡아서 먹는 주민은 거의 없고 낚시꾼들에게 낚이더라도 곧바로 방생되거나 방파제 한 곳에 버려지기 일수”라고 말했다. 낚시꾼과 어민들에게 천덕꾸러기인 셈이다.

이런 황어가 최근 봄철 진객이 되면서 먹거리가 아닌 ‘특색 있는 볼거리’로 변모하고 있다.

잉어과에 속하는 황어의 몸 색깔은 황갈색 또는 청갈색이고, 배 쪽은 은백색이다. 그런데 산란철이 되면 몸의 옆면과 지느러미 일부에 짙은 황갈색의 혼인색을 띄는 게 특징이다.

3월 중순경이면 산란을 위해 강으로 올라온다. 울산 태화강에는 이미 3월 초부터 수만 마리의 황어가 선바위교 상류에 산란을 시도하고 있다. 황어가 회귀하자 울산시가 지난 13일부터 울주군 범서읍 선바위 일원에 ‘태화강 황어 회귀 관찰장’을 마련했다.

태화강의 봄철 진객 황어 산란철을 맞아 울산 태화강에 황어떼가 회귀하자 울산시가 황어 관찰장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울산시
태화강의 봄철 진객 황어 산란철을 맞아 울산 태화강에 황어떼가 회귀하자 울산시가 황어 관찰장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사진=울산시


울산시는 황어 관찰 수조를 통해 시민·학생들이 직접 황어를 관찰하고 생태해설사와 함께 황어의 생태 특성과 태화강 회귀 어류에 대해 알아볼 수 있도록 관찰장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시는 황어가 산란을 마치는 이달 말까지 때까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불법 포획과 어로행위에 대한 단속과 계도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황어는 맑고 깊은 물이 흐르는 큰 강의 모래와 자갈이 깔려있는 곳에 산란하는 생태적 특성을 갖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운영되는 황어 관찰장을 통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태화강 생태 환경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태화강은 사계절 잉어와 누치 등 강계 어종들 관찰할 수 있고 여름철에는 숭어 떼, 늦가을인 10월 말부터는 연어가 회귀하며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울산시는 올해부터는 봄철 황어까지 더해져 다양한 어종을 만나 볼 수 있는 생태하천으로 변모를 기대하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