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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한때는 ‘고교 초특급’.. 한기주·윤호솔 ‘닮은꼴 인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1 16:58

수정 2018.03.21 16:58

제2 선동열.류현진 유명세.. 프로와서 부상.수술 등 불운
150㎞ 강속구 없어졌지만 야구열정 하나로 제2의 도약

한기주
한기주

윤호솔
윤호솔

오죽했으면 이름을 바꾸었을까. 고교(북일고) 졸업 당시엔 '제2의 선동열'로 불렸다. 6억원이라는 많은 계약금을 받고 2013년 NC에 입단했다. 그러나 프로 통산 5년간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팔꿈치 수술만 두 차례. 윤형배(24)라는 이름은 윤호솔(豪率)로 바뀌었다. 호걸 호, 거느릴 솔. 이름이라도 바꾸면 좀 나아질까.

그보다 7년 앞서 10억원이라는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다 금액으로 KIA와 계약한 선수가 있었다.

첫해 10승을 올렸고, 이후 25세이브, 26세이브로 활약했다. 그러나 세 차례 수술로 점점 마운드에서부터 멀어졌다. 광주 동성고 시절엔 동산고 에이스 류현진(LA 다저스)보다 더 유명했던 한기주(31)다.

이 두 투수는 닮은꼴 야구인생을 살고 있다. 고교 시절엔 각자 천하를 호령했다. 시속 150㎞를 넘는 강속구를 던졌다. 한기주는 뉴욕 양키스, 윤호솔은 LA 다저스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다. 양키스는 한기주에게 계약금 300만달러(약 33억원)라는 파격적 제안을 했다. 당시 광주 동성고 윤여국 감독(현 전주고)은 "차라리 그 때 미국으로 보내야 했나"라며 지금도 자문한다.

둘 다 청소년 국가대표를 지냈다. 대회전엔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으나 정작 엉뚱한 선수가 떴다. 한기주가 출전한 2005 세계청소년 야구대회에선 류현진, 김광현(SK.당시 안산공고)이 있었다. 2012 세계청소년 대회 윤호솔의 동기 중엔 박세웅(롯데.당시 경북고)이 있다. LA 에인절스로 옮긴 오타니 쇼헤이도 이 대회에 출전한 일본 대표선수였다.

한기주와 윤호솔의 프로 생활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한기주는 잇달아 수술대에 올랐다. 2010, 2013, 2014, 2017년엔 아예 1군 마운드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다. 시속 150㎞의 강속구는 130㎞대의 평범한 직구로 변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말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윤호솔의 프로야구 인생은 더 잔인했다. 입단 첫해부터 부상으로 신음했다. 수술과 재활, 다시 수술을 반복했다. 지난해 3월 군 복무를 마치고 재기의 꿈을 키웠으나 9월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윤호솔은 철저히 잊힌 선수였다. 윤호솔은 지난 20일 정범모와 1대 1 트레이드돼 한화로 옮겼다. 비로소 다시 주목을 받았다. 고향 팀 한화로 가면서 북일고 시절 감독이었던 이정훈 한화 스카우트 팀장을 다시 만나게 됐다. 몸은 아직 불편하지만 마음만은 편히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은퇴의 벼랑 끝에 선 한기주는 이번 시범경기서 두 차례 등판해 2이닝을 무안타로 잘 막았다. 실점은 당연히 0. 스프링캠프서도 3경기에 나와 1실점에 그쳤다. 재활 중인 윤호솔은 올 시즌 중반 이후 마운드에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 둘은 이제 시속 150㎞ 강속구 투수가 아니다.
통산 305승을 기록한 대투수 톰 글래빈은 "스피드건에 찍히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특히 야구를 향한 열정은 스피드건으로 측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기주와 윤호솔의 멋진 재기를 기대한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