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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쌍용차 안되게… 정리해고·기술유출 막을 안전판 필요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1 17:08

수정 2018.04.01 17:08

금호타이어 노조, 더블스타 매각 찬성
제2쌍용차 안되게… 정리해고·기술유출 막을 안전판 필요

금호타이어가 1년 이상 이어진 해외매각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본격적인 경영정상화 작업을 밟게 된다. 채권단과 첨예하게 대립했던 노조가 투표를 통해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에 동참하면서 금호타이어 회생에 파란불이 켜졌다. 지난해 1월 중국 더블스타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지 약 15개월 만이다. 다만 중국자본의 쌍용차 인수 후 정리해고 및 기술유출 사례 등 먹튀 우려가 여전해 꼼꼼한 안전장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영정상화 작업, 본궤도 진입

1일 금호타이어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3개월 이내에 더블스타의 자본투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2일 산업은행과 경영정상화 이행약정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채권단은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상환과 3개월치 체불임금, 협력사 미지급 대금 등을 충당하기 위한 긴급 자금투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만기가 도래하는 270억원 어음과 오는 5일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이 시급해 이를 위한 단기대출 등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순쯤에는 산업은행과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본계약이 전망된다. 더블스타의 계약금은 투자금액 6463억원의 5%인 323억원 선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 상표권 협상 마무리와 산업통상자원부의 방산부문 매각승인 등도 동시에 진행될 전망이다. 산업부 승인은 이미 채권단과 교감된 부분으로, 속전속결로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제3자 유상증자에 6463억원을 투입해 지분 45% 확보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채권단은 지분율이 기존 45%에서 23.1%로 떨어져 2대주주로 내려간다. 유상증자를 통해 수혈된 자금은 대부분 시설투자, 연구개발에 사용되고 산업은행도 시설투자 명목으로 약 2000억원을 금호타이어에 대출해줄 예정이다. 전반적으로 줄줄이 만기 도래하는 금호타이어의 어음 및 회사채는 채권단의 단기자금 대출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남은 채무는 채권단 회의를 통해 상환유예 및 이자율 인하 등으로 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된 채권단 회의는 이르면 이달 말께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추후 일정에 차질 없으면 6월 내에 더블스타의 자본투입이 거의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먹튀' 방지 안전장치 강화해야

우려되는 것은 '먹튀'와 상표권이다. 우선 중국자본의 쌍용차 인수 후 정리해고 및 기술유출 전례가 있어 금호타이어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조건으로 3년 고용보장과 5년간 대주주 지위 유지를 내걸었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은 독립경영 보장도 약속했다. 하지만 인수조건을 다르게 해석하면 3년 이후 정리해고, 5년 후 철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호타이어가 제2의 쌍용차가 되지 않기 위해 채권단의 꼼꼼한 안전장치 마련이 요구되는 이유다. 산업은행이 2대 주주로서 계약서에 다양한 견제방안을 포함시키겠다고 밝혀 해당 내용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애매하게 마무리된 상표권 문제도 확실히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채권단 측은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 추진 당시 걸림돌이 됐던 상표권 사용과 관련, 박삼구 금호아시아그룹 회장 측과 구두합의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서류상 남긴 게 없어 추후 무상제공 또는 로열티 지불조건 등을 확정지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도 "박 회장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만 밝혀 상표권은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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