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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부문에서 확실한 선두 입지 굳힐 것
세계적인 가구 공룡 '이케아'를 뛰어넘겠다는 기업인이 있다. 3D 공간데이터 부문 다크 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어반베이스'의 하진우 대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어반베이스는 2014년 설립된 3D 공간데이터 플랫폼이다. 건축물의 평면도를 단 몇 초 만에 3차원으로 재현해내는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전국 아파트 단지 가운데 70%(약 450만 가구)의 3D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서울 테헤란로 소재 어반베이스 본사에서 만난 하 대표는 '경쟁사가 어디냐'는 질문에 "경쟁 상대는 이케아 뿐이다.
■도시 기반 쌓는 기업으로
하 대표의 창업 배경은 남다르다. 국민들의 아픈 기억인 세월호 참사 당시, 세월호 내부 구조를 파악하지 못해 해경의 구조작업이 더뎌지고 있다는 뉴스를 들은 하 대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세월호의 3D 모델이 있으면 배의 내부공간을 미리 파악할 수 있을테고 그렇다면 구조를 더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당시 설계도를 자동으로 3D화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던 하 대표는 인터넷을 뒤져 세월호의 설계도와 내부 사진을 찾았고 모델링 작업을 마쳐 완성된 파일을 해경에 전달했다. 건축학도로서 도면을 가상현실로 구현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만 했지, 어디에 어떻게 쓰면 좋을지 구체적인 그림이 없었던 하 대표에게 이 기술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
그렇게 '도시(Urban)의 기반(Base)을 쌓는다'는 뜻의 어반베이스는 만들어졌다.
■주거 공간 넘어 비행기.선박으로 확대
홈 인테리어 시장의 성장과 함께 가상현실(VR) 및 AR에 대한 사회적 니즈가 증가하면서 최근 신규 제휴 문의도 부쩍 늘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보니 현재까지 45억원 규모의 투자도 받았다.
어반베이스는 현재 LG전자, 일룸, 제로웹, 카레클린트, 이건창호 등 30여개의 부동산 플랫폼, 가전가구 및 리빙&인테리어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핵심 서비스로는 '어반베이스 VR'과 '어반베이스 AR'가 있다.
사용자들은 '어반베이스 VR'를 통해 전국 아파트의 대부분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다. 또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4000여 개의 가구, 가전, 생활소품, 마루와 벽지, 창호 등의 3D 콘텐츠를 실제 거주지 공간 특성에 맞게 배치해볼 수 있다.
하 대표는 "여성 유저들이 대부분이었던 서비스 초기와 달리 셀프 인테리어 열풍이 불면서 남성 유저들의 참여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 AR키트와 구글 AR코어를 기반으로 한 '어반베이스 AR'는 특정 브랜드가 아닌 전문가들이 엄선한 트렌디한 가구 및 인테리어 브랜드의 제품을 3D로 구현해 집, 사무실, 학교 등에 마치 실제로 있는 듯이 배치해볼 수 있는 홈디자이닝 AR 앱이다. 90% 이상의 정확도로 사물의 질감을 정밀히 표현하며, 주변 조도에 따라 제품의 밝기를 자동으로 조정해 실제와 최대한 가까운 인테리어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하 대표는 "지금은 '주거공간'에 집중해 홈디자이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공간데이터의 범위를 엔터테이닝 시설은 물론 비행기, 선체 내부까지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 대표는 이어 "우리는 VR와 AR를 통해 사람들의 상상 속에만 존재했던 공간들을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어반베이스를 통해 공간을 디자인하는 즐거움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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