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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파산한다" 만우절 농담에 주가 폭락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3 08:42

수정 2018.04.03 08:42

"테슬라, 파산한다" 만우절 농담에 주가 폭락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예민한 시기에 잘못된 만우절 농담으로 곤욕을 치렀다. 모델S 충돌사고 조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고 재정난이 심각할 것이란 경고 속에 신용등급까지 강등된 가운데 튀어나온 발언이어서 투자자들의 응징을 받았다.

부활절 연휴를 마치고 다시 장이 열린 2일(이하 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장중 7%가 넘는 급락세를 기록해 지난해 9월 최고치에 비해 주가가 36% 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오후 6시께 트위터에 "테슬라가 파산한다"면서 "믿기 어렵겠지만 마지막 안간힘이었던 부활절 달걀 대규모 판매를 포함해 강도 높은 자금 모집 노력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완전히, 철저하게 파산했음을 알리게 됐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튿날인 2일 그냥 만우절 농담이었을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다시 트위터를 통해 "확실한 것은 파산 가능성이 실제로 있다고 생각했다면 파산한다는 말을 만우절 농담으로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가는 급락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전운이 감돌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워싱턴포스트 소유주인 제프 베저스를 겨냥해 아마존을 옥죄면서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와중에 온갖 악재가 겹쳐있던 테슬라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장 후반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테슬라 주가는 3월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9일에 비해 주당 13.65달러(5.13%) 하락한 252.48달러로 주저앉았다.

이날 뉴욕증시 폭락 방아쇠가 된 아마존 낙폭 5.21%와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주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테슬라의 자금부족을 우려하며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애널리스트들이 대규모 자금조달 필요성을 경고하고 나서는 가운데 터져 나온 부적절한 발언은 주가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테슬라 자금난 우려는 새로운 게 아니지만 테슬라 채무가 이미 100억달러를 넘어서고, 특히 이번주에는 그동안 계속 실망만 안겨줬던 모델3 생산률이 목표를 달성했는지 여부가 발표되는 때여서 주가가 더 크게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생산이 시작된 테슬라의 야심작인 대중모델 모델3는 3월말까지 주당 2500대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제프리스 애널리스트 필립 후초이스를 포함한 전문가들 상당수는 테슬라가 목표 달성에 실패했으며 이를 또 다시 연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슬라는 3월 목표 달성을 토대로 이미 두차례나 연기한 6월말까지 모델3 생산량을 주당 5000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바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만우절 농담이 테슬라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CEO가 '파산'을 소재로 삼지는 않는다며 머스크를 비판했다.

모닝스타리서치의 데이비드 윈스턴 애널리스트는 "CEO가 파산을 우스갯소리로 삼는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전날 도요타 자동차 산하의 렉서스는 유전자공학업체 23앤드미와 합작으로 DNA로 자동차를 개조하는 비디오를 올렸고, 독일 스포츠카 업체 포르셰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가속하는 농기구"가 될 700마력짜리 전기 트랙터를 만들겠다는 발표를 만우절 농담 소재로 썼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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