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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인건비 무서워…'셀프 식당' 는다

패스트푸드업체 시작으로 동네 음식점.카페로 확산
손님이 접시 치우는 뷔페도 가격인상 부담 덜었지만 고객은 "불편하다" 의견도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가격인상 대신 '셀프서비스'를 도입하는 곳이 크게 늘고 있다. 주문은 물론이고 배식과 퇴식까지 직접 고객이 하는 곳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고객들이 '셀프주문'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가격인상 대신 '셀프서비스'를 도입하는 곳이 크게 늘고 있다. 주문은 물론이고 배식과 퇴식까지 직접 고객이 하는 곳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고객들이 '셀프주문'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고 있다.


#. 지난 3일 서울 신촌 대학가의 한 작은 카페. 인근의 여느 카페와 달리 커피머신 돌아가는 소리만 요란하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하는 주문 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는데 가게 안에선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이 만들어져 나오고 이내 고객이 커피를 받아 든다. 키오스크 때문이다. 메뉴를 선택한 뒤 컵의 사이즈, 아이스와 핫, 샷 추가 등 옵션을 선택하면 바로 결제하기 창이 뜬다. 카드를 넣었다 빼니 영수증이 출력되고, 안에선 들어온 주문표를 보고 음료를 만들어낸다. 혼자 음료를 만들던 사장님은 "손님이 많이 몰리는 시간을 제외하곤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는다"며 "인건비가 덜 나가니 가격 면에서 확실히 경쟁력이 있고, 수입도 전보다 낫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정책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셀프서비스'를 도입하는 가게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업체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셀프주문 기기 키오스크가 동네 음식점과 카페 등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다 비운 접시를 스스로 치우는 '셀프퇴식' 뷔페도 등장했다. 고객에게 약간의 수고스러움을 부가하는 것으로, 저항이 크고 매출감소를 부를 수 있는 가격인상을 피하고자 하는 고육책인 셈이다. 하지만 서비스 품질 저하와 고객불편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무인화와 함께 '셀프' 바람

4일 업계에 따르면 셀프서비스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대학가는 가격인상에 대한 저항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기자가 찾은 이 셀프계산 서비스 카페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단돈 900원이다. 카페라테나 카페모카 등 다른 메뉴 역시 1600~1800원 사이로 2000원을 넘는 메뉴는 거의 없었다. 카페 주인은 "대부분 손님이 학생이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키오스크 덕분에 인근 다른 가게에 비해 100~200원 정도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 바로 길 건너편의 '싸고 양 많은'을 앞세운 한 카페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1500원이다.

점심 시간에 찾은 서울 여의도 IFC몰 외식매장에도 키오스크가 쉽게 눈에 띄었다. 아워홈이 운영하는 '푸드 엠파이어'에는 2대의 무인 키오스크가 있다. 점심시간 등 사람이 몰리는 시간을 겨냥해 계산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셀프서비스는 주문에 그치지 않는다. 이랜드 계열의 뷔페형 외식 브랜드는 '셀프퇴식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애슐리 클래식 매장 13곳에 셀프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기존 매장에서는 다 먹은 접시를 옆에 두면 아르바이트생이 와서 치운다. 하지만 이 매장에선 이용객이 직접 자신이 사용한 식기와 집기, 종이매트 등을 정리해야 한다. 이랜드파크 관계자는 "셀프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서비스 저하.고객불편 논란도

하지만 셀프서비스 도입을 놓고 고객불편과 서비스 품질 저하 논란도 일고 있다. 키오스크를 도입한 카페에서 만난 대학생 임모씨(22)는 "커피처럼 간단한 메뉴는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는 게 훨씬 편하다"며 "다른 곳보다 가격도 저렴해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대학원생 김예림씨(26)는 "최근 학교 앞 한 음식점에서 메뉴의 맛과 선택메뉴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는데 사람이 없어 우왕좌왕하다보니 어느새 키오스크 뒤로 사람들이 많이 서 있었다"며 "눈치가 보여 결국 아무거나 시키게 됐다"고 지적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