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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알아야 할 법률상식]표시광고법에 도입된 동의의결 제도

이통사가 ‘공정위 과징금폭탄’ 안맞은 비결
‘LTE요금제 무제한’ 허위.과장광고 조사 받았지만… ‘동의의결’ 신청
불공정 거래혐의 있는 사업자 스스로 시정방안 마련하면 종결하는 제도
기업은 불공정기업 낙인 안찍혀 ‘이득’ 공정위는 행정비용 절감해서 좋지만…
담합이나 심각한 법위반엔 적용 안돼 "기업들 면죄부로 쓴다" 꼼수 지적도
[기업이 알아야 할 법률상식]표시광고법에 도입된 동의의결 제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5년 이동통신 3사(SKT, KT, LGU+)가 LTE요금제와 관련해 '무제한'이라고 표현한 것은 허위.과장 광고라고 판단, 조사에 착수했다. 3사의 요금제가 무제한이라는 표현에 무색하게 여러 제한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과징금과 같은 제재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이유는 통신 3사가 해당 요금제 광고에 대한 공정위 조사에 '동의의결'을 신청했고 공정위가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은 표시광고법에 도입된 동의의결 제도의 최초 활용 사례다.

동의의결제는 불공정 거래 혐의가 있는 사업자가 스스로 시정방안을 마련, 제안해 타당성이 인정되면 위법 여부를 가리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 제도다. 기업이 알아서 개선책을 내놓으면 이행을 전제로 법적 제재를 면해주는 것이다.

동의의결제는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준다. 기업은 법 위반 판정을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시정방안을 마련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 특히 불공정기업으로 낙인찍히는 이미지 훼손을 막을 수 있다.

공정위 역시 법 집행의 효과를 통상적인 절차와 거의 동일하게 진행하면서도 기업의 동의를 얻어내 법 집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위법성 판단과 관련된 쟁송 등에 드는 행정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피해자의 경우에도 공정위의 통상적인 제재에 포함되기 어려운 가격 인하, 손해배상 등 보다 직접적이고 다양한 시정 수단을 통해 실질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실제 통신 3사의 허위.과장 광고 사건에서도 통신사들은 데이터 보상 쿠폰과 음성 무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모든 사건을 동의의결제로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사업자가 부당한 공동행위, 즉 담합했거나 법 위반 정도가 심각해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할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동의의결의 적용이 배제된다. 또 사업자가 제출한 시정방안이 수단으로써 적절해야 한다. 실제 물량 밀어내기 혐의를 받은 현대모비스는 2차례에 걸쳐 시정안을 제시했으나 미흡하다는 이유로 모두 기각당했다. 결국 현대모비스는 과징금 5억원이 부과됐다.

동의의결제는 사업자에게 불확실성을 제거해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정 안을 결정하는 데 기업 감싸기나 솜방망이 처벌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동의의결 이행을 검증할 외부 위원회 설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의의결을 적용받은 기업들이 사실상 면죄부를 받으면서 이행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꼼수를 쓰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백광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이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할 때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며 "동의의결제 역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잘 활용해야 기업과 공정위, 그리고 피해자 모두를 위한 제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움말=법무법인 바른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