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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명의신탁만으로 조세포탈이라 볼수없다"

대법원 원심 파기 환송
단순히 주식의 소유자를 다른 사람 명의로 했다고 해서 조세포탈 목적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운수회사를 운영하는 홍모씨 등이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 및 증여세 과세처분 취소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홍씨의 주식명의 신탁과 그에 뒤따르는 부수행위를 조세포탈 목적에서 비롯된 적극적인 부정행위로 볼 수 없는 만큼 종합소득세와 양도세 등의 제척기간(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법정기간)은 5년"이라면서 "원심은 '사기 등 부정행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허위계약서 작성이나 등기, 세금신고 등 적극적인 행위가 없었다면 단순히 명의신탁을 했다고 해서 누진세의 회피 등 조세포탈 목적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친형과 함께 운수회사를 운영하던 홍씨는 자신의 지분 중 일부를 두 아들과 부인 명의로 옮겨뒀다. 홍씨는 2008년 자신 명의의 지분 뿐만 아니라 아들과 부인 명의의 지분까지 모두 친형에게 양도한 뒤 각 명의자 이름으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했다.

2015년 세무당국은 홍씨가 운수회사의 배당금을 지급받는 등 회사를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었는데도 이를 숨겼다면서 2004년, 2005년 배당금에 대한 종합소득세와 함께 주식 가액을 축소 신고한 부분 역시 추가로 양도세를 부과했다.

그러자 홍씨는 주식거래 시점은 2008년으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제척기간 5년이 지났다며 세무당국을 상대로 취소소송을 냈다.

사건의 쟁점은 홍씨의 주식 명의신탁 행위와 이에 따른 양도세 신고 행위를 조세포탈 목적에서 비롯된 부정한 행위로 볼 수 있는지였다. 국세기본법은 상속세.증여세 외 국세의 부과제척기간을 원칙적으로 5년간으로 규정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납세자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공제받는 경우 10년이다.

재판과정에서 세무당국은 홍씨가 자신의 소유 주식을 가족들 명의로 숨기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포탈을 했다고 볼 수 있는 만큼 제척기간은 10년이기 때문에 세금부과는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1심은 홍씨가 재산을 은닉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양도세와 증여세 부과 제척기간은 10년이라며 세무당국의 과세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2심 역시 1심과 같이 세금 부과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증여세 부분은 홍씨의 주장처럼 제척기간이 도과한 만큼 부과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홍씨에게 조세포탈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제척기간 5년이 경과한 후에야 이뤄진 과세처분은 위법하다"며 2심 판단을 다시 하라고 판결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