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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한국GM 노조, 협력사 호소에 귀기울이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4 17:34

수정 2018.04.04 17:34

타협 않고 쟁의행위 신청.. 금호타이어 해법이 교훈
한국GM 사태가 더 나빠지자 협력업체들까지 나섰다. 지난 3일 4000여명의 협력업체 임직원은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노조와 정부가 한국GM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이끌어내 협력업체가 살아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노사는 지난 2월 초 임단협을 시작한 후 50일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국GM의 내수 자동차 판매량은 2월과 3월 두달 연속 반토막이 났다.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자 소비자마저 등을 돌렸다. 협력업체가 처한 상황은 더 절박하다.
지난 2016년 말 기준 한국GM 1차 협력사는 총 318개다. 이 중 한국GM에만 부품을 파는 업체가 86개다. 문승 비대위원장은 "한국GM과 거래하는 1.2.3차 협력사는 3000여개"라며 "사태가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줄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이달 말까지 미국 GM 본사 만기채무와 협력업체 지급금 등을 합쳐 2조원 넘는 돈이 필요하다. 오는 20일까지 정부에 자구안을 내야 한다. GM 본사는 노조가 고통을 분담하는 조건으로 한국 공장에 신차 생산물량을 배정하겠다는 요구안을 내놨다. 복지후생비를 축소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노조는 출자전환 시 1인당 3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달라고 맞섰다. 지금까지 7차례 협상을 통해서도 적극적인 고통분담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 사장은 지난달 26일 "임단협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부도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압박이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 2일 중앙노동위에 쟁의행위를 신청했다. 파업까지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미국 본사가 철수할 명분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위기를 맞았던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달 극적 선택을 했다. 찬반투표를 통해 회사를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에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2일 채권단과 경영정상화계획 약정을 맺었다. 더블스타가 약 6500억원을 투자하고 노조는 상여금을 일부 반납하는 조건이다. 생산성을 4.5% 올리겠다는 약속도 했다. 지난달 청와대는 "정치적 논리로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원칙은 한국GM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앞서 금호타이어 협력사들은 노조가 자구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겠다며 맞섰다.
한국GM 노조도 협력사들의 호소를 가볍게 듣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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