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한반도 개나리 본래 3m 관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08 12:35

수정 2018.04.08 12:35

국립수목원 언덕 개나리. 사진제공=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 언덕 개나리. 사진제공=국립수목원


[포천=강근주 기자] 한반도 개나리는 본래 3m 관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 직지사에서 자라던 개나리가 그 예다. 지금 봄의 전령사 개나리가 만개하는데, 개나리는 암수딴그루, 개나리는 무열매 등 개나리를 둘러싼 오해가 많다. 국립수목원을 통해 개나리 실체를 알아본다.

8일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한반도 특산식물 개나리 학명에는 미국인 레더, 일본인 나카이 등 두 명의 외국 식물학자가 등장한다.

이는 레더가 먼저 학명을 제안하고, 이후 나카이가 학명을 수정했기 때문이다.

개나리류는 한국, 중국, 그리고 일본을 포함하는 동북아시아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심어 길러온 중요한 식물이다. 한반도에는 '만리화', '산개나리', '개나리' 등이 있다.

동북아시아 내륙에 자생하는 의성개나리와 당개나리는 각각 일본과 중국의 정원에서 심어 기르던 개체들로부터 학명이 명명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이 두 종은 현재 거의 모든 개나리 품종의 조상종으로 다뤄진다.

한반도의 개나리는 높이가 3m 이상 자라는 큰 관목으로 기록돼 있는데, 가지를 쳐 작게 기르는 현재와는 달리 과거엔 크게 키운 개체도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천 직지사에는 높이 3m 수준의 개나리가 여러 개체 있는데, 수령이 200년 된 큰 개나리가 있지만 얼마 전 죽어 현재는 없다.

◇ 개나리는 암수딴그루인가?= 일부 식물도감에서 개나리를 암수딴그루로 표현하고 있지만, 이는 일본 도감에서 따온 내용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개나리꽃은 작동하는 암술과 수술이 모두 존재하는 양성화이다. 개나리류가 가장 많이 분포하는 중국에서 개나리류는 양성화로 기록돼 있다. 다만 개나리는 암술이 긴 꽃(장주화)과 짧은 꽃(단주화)의, 즉, 암술의 길이가 다른 두 가지 형태의 꽃을 갖고 있는 식물이다.

◇ 개나리는 왜 암수딴그루로 기록됐나= 한 종의 식물이 여러 가지 형태의 꽃을 나타내는 것은 근친교배 확률을 감소시키려는 진화적 경향성이다. 개나리 역시 두 가지 형태의 꽃을 통해 그런 경향성을 나타내는 식물이다. 많은 식물이 그렇듯, 개나리는 서로 다른 형태의 개체와 화분을 주고받는 것을 선호하므로 상대적인 암수딴그루 개념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원래 암수딴그루의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 개나리 열매는 왜 보기 어려울까= 우리가 심어서 봄에 꽃을 감상하는 대부분의 개나리는 암술이 짧은 꽃을 가진 개체들로만 이뤄져 있기 때문에 열매를 관찰하기 어렵다. 개나리는 두 가지 형태의 꽃을 가진 식물로 두 형태의 꽃이 서로 가까이 존재해야 화분 매개 동물들의 활동에 의해 타가수분이 활발해 진다. 물론 동일한 형태의 꽃을 가진 개나리 개체들 사이에서 역시 수정은 일어날 수 있지만 매우 드문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에선 예외적인 경우가 항상 발생한다.

◇ 개나리는 왜 암술이 짧은 개체가 많나= 개나리는 서로 다른 꽃들이 고유의 개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개나리는 거의 암술이 짧은 꽃이다. 암술이 짧은 개나리꽃이 더 크고, 색깔도 진해 아름다우며, 개화시기도 빠르다.
다만 개나리의 암술이 긴 꽃은 암술이 짧은 꽃보다 늦게 지기 때문에 두 형태 사이의 전체적인 개화기간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리고 개나리는 수정 후 즉시 꽃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아름다운 봄꽃을 오랫동안 감상하려는 의도에서 우리 주변에는 암술이 짧은 꽃을 가진 개나리를 주로 심고 있다.


이유미 국립수목원 원장은 8일 "자연자원 확보가 중요한 시대에 한반도 특산식물로 분류하고 있는 개나리와 같은 유용한 식물자원을 잘 보전하고 활용하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이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반도 내 중요한 식물들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