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거르는 정화기능에 1회 충전시 항속거리 비교도 넥쏘가 609㎞로 100㎞ 앞서
주행성능 가르는 전기모터도 넥쏘가 163마력으로 압도적
주행성능 가르는 전기모터도 넥쏘가 163마력으로 압도적



현존하는 최첨단 기술로 양산되는 가장 친환경적인 차는 수소전기차(이하 수소차)다. 수소로 전기를 생산해 구동하는 원리로 공기를 빨아들여 미세먼지를 걸러 내는 정화기능까지 갖췄다. 수소차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현대차가 혁신기술 역량을 총집약한 '넥쏘'를 선보여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수소차 시대가 열렸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숙적 일본을 추격할 최신 병기로 향후 양국간 글로벌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각축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수소차 한.일전 본격화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수소차를 양산중인 업체는 현대차와 일본의 도요타, 혼다 등 3곳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3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차 '투싼 수소연료전기차'를 내놨고, 이보다 진화된 2세대가 넥쏘이다. 개발은 현대차가 빨랐지만, 상용화는 도요타가 한발 앞섰다. 2014년 도요타가 수소차 '미라이'를 처음으로 시장에 내놨다. 판매량은 일본, 유럽, 미국 중심으로 2015년 507대에서 2016년 2046대, 2017년 2739대 등 고공성장중이다. 혼다는 2016년 수소차 클래리티를 출시해 판매에 나섰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라이에 밀려 일본 연간 판매 목표도 200대 수준이다.
클래리티의 약세로 향후 수소차 시장 주도권 싸움은 넥쏘와 미라이의 양강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제원을 비교하면 넥쏘가 미라이에 비해 경쟁우위에 있다. 1회 충전 항속거리는 넥쏘가 609㎞, 미라이 502㎞로 100㎞이상 길다. 이는 넥쏘가 미라이보다 20% 이상 큰 수소탱크를 장착해서다. 수소탱크 저장용량은 넥쏘 6.3㎏, 미라이 5㎏이다. 충전시간은 미라이가 3분으로 넥쏘보다 2분가량 짧다. 하지만, 격차가 크지 않아 실제 판매에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주행성능에서도 넥쏘가 한수 위에 있다. 넥쏘의 전기모터는 최고 163마력(120㎾), 최대 40.3㎏.m의 토크를 발휘한다. 미라이는 최고 154마력(113㎾), 최대토크 34.2㎏.m이다.
가격은 각종 보조금을 제외하고 넥쏘와 미라이 두차종 모두 6000만원대이다. 가격은 비슷하지만, 주요 성능에서 넥쏘의 경쟁력이 높아 일본 주도의 시장구도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넥쏘의 시스템 효율성은 60%로 경쟁모델중 가장 높다"며 "수소 블로워를 삭제하고 터보타입 공기압축기를 적용해 상대적으로 정숙성이 강화된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넥쏘의 해외 수출은 올해 하반기 예정이다. 환경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유럽과 북미 중심으로 시장공략을 준비중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수소차 시장규모가 현재 3000대에서 2020년 6만대, 2030년에는 25만대이상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도권확보 가격.인프라가 관건
글로벌시장에서 국산 수소차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넘어야할산이 만만치 않다. 우선 가격경쟁력을 한층 강화해야한다. 도요타는 미라이의 가격대를 내년에는 5000만원대로 떨어뜨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수소차의 가격이 높은 것은 개발 초기단계라는 점도 있지만, 비싼 부품가격이 한몫하고 있다. 수소차 기술의 핵심은 수소이온과 산소가스가 결합할 수 있는 전기화학반응을 효율적으로 유도하는데 있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사용되는 촉매제가 백금이다. 연료전지 가격이 높아지는 이유다. 백금을 대체할 효율적이고, 저렴한 촉매물질을 개발하는 게 관건이다.
국내에 턱없이 부족한 충전소를 확대하는 정부정책도 뒷받침돼야한다. 수소전기차 육성에 나선 독일은 이미 수소전기차 충전소를 50개를 구축했고, 앞으로 4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에 힘입어 독일 아우디는 오는 2020년 수소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일반인이 사용 가능한 충전소는 서울 2개소 등 8개소에 불과해 수소차 상용화에 한계를 갖고 있다. 정부가 오는 2020년까지 국내 수소차 누적 보급 물량 1만대를 목표로 잡고 있지만, 인프라가 대거 확대되지 않는 이상 공염불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넥쏘 예약판매 하루만에 소진된 정부 보조금역시 확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업체들은 미래 시장을 주도할 자율주행차의 플랫폼이 수소전기차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정부가 인프라 확대 정책을 강화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차는 수많은 센서와 레이더 등의 전기소모를 배터리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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